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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한무숙 문학상’ 수상 소설가 김원일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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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한무숙 문학상’ 수상 소설가 김원일씨

입력
1997.12.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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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청년의 시선으로 우리사회 부도덕 고발제3회 「한무숙 문학상」 수상자로 소설가 김원일(55)씨가 결정됐다. 수상작은 장편 「아우라지로 가는 길」(전2권·문학과지성사 발행). 한무숙 문학상은 따뜻한 인간애에 바탕한 존재론적 구원의 문제를 추구했던 소설가 고 향정 한무숙(1918∼1993)의 문학적 업적을 기리기 위해 일간스포츠가 주최하고 한무숙재단 주관, 한국일보사 후원으로 시상된다. 1회는 박완서씨, 2회는 강용준씨가 각각 수상했다. 수상자에게는 상금 1,000만원이 수여되며 시상식은 98년 1월30일 한국일보사 13층 송현클럽에서 열린다.

『올해 우리 사회에는 좋지 않은 일이 연속해 일어났지만 저에게는 잊지 못할 성과가 있었습니다. 데뷔 이래 발표한 중단편을 모두 묶어 전집으로 냈고, 18년간 고심하면서 써 온 「불의 제전」을 완간했지요. 게다가 새해를 며칠 앞두고 한무숙문학상 수상소식까지 듣게 됐으니… 기쁨에 앞서 사명감을 느낍니다』 김원일씨는 분단 문제를 자신의 문학 화두로 삼아 집요하게 추구해 온 작가다. 「불의 제전」을 비롯, 「겨울 골짜기」「마당 깊은 집」등은 우리 분단문학의 주요한 성과로 꼽힌다.

이번 수상작인 「아우라지로 가는 길」에서 김씨는 온갖 부패로 얼룩진 도시에 갑자기 내몰린 자폐청년의 맑고 순수한 시선으로 우리 사회의 어두운 현실을 극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남을 해코지할 줄 모르고 거짓말을 하면 머리가 아파오는 정신박약에 자폐증 청년인 마시우, 그가 고향인 강원도 정선 아우라지를 타의에 의해 떠나 고통의 연속인 서울에서의 삶을 보내다 결국 몸과 마음에 상처를 안은 채 고향으로 돌아간다는 줄거리다. 작가는 시종 속도감 있는 단문으로 장애인, 조직폭력, 환경오염, 전교조 문제까지를 다루며 마시우의 입을 통해 우리가 살고 있는 문명사회가 얼마나 거짓되고 거추장스러운 것인가를 폭로한다.

심사위원 최일남, 강인숙, 한말숙, 이상우씨는 『아우라지는 주인공 시우 만이 아닌 독자 모두의 마음의 고향이기도 할 것이다. 작가는 자칫 범상할 법한 테마를 주인공의 맑은 영혼으로 승화시킨 안목이 돋보인다』고 평했다.

『향정은 작품성에서뿐만 아니라 인격적으로도 문학인들 사이에서 모범이었다. 좋은 작품을 쓰는 것으로 보답하겠다』고 말한 김씨는 『격동의 현대사를 살아온 60, 70대 노인들을 등장인물로 해 그들의 인생관과 함께 노인문제를 다룬 소설을 집필 중』이라고 근황을 밝혔다.<하종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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