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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대회 잇단 취소… 중단… 연기…/반상 “IMF 실감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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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대회 잇단 취소… 중단… 연기…/반상 “IMF 실감나네”

입력
1997.12.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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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배·보해배·SBS최강전 ‘된서리’/삼성화재·롯데배는 상금 원화 변경바둑계에도「국제통화기금(IMF) 한파」의 검은 그림자가 서서히 드리우고 있다. 원화가치의 하락과 함께 우리나라가 주최하는 국제기전의 매력은 급격히 떨어지는 반면 중국 일본이 개최하는 국제기전의 주가는 상대적으로 올라가고 있다. 또 국제기전의 우승상금을 달러에서 원화 베이스로 바꾸고 기전개최를 연기하는 움직임도 있다. 심지어는 기전 개최까지 취소되는 사태도 벌어졌다.

진로그룹이 주최하는 국제기전인 진로배세계바둑최강전은 올 12월 열릴 예정이었으나 진로그룹의 부도로 대회자체가 취소됐으며 역시 진로그룹이 후원하는 sbs연승바둑최강전은 예선전만 치른채 중단된 상태이다. 또 올해로 4회째를 맞은 보해배세계바둑대회(우승상금 3만 달러)는 다음 대회를 98년 1월에 열 예정이었으나 달러 폭등이 계속되는 상황에서는 대회개최가 불가능하다고 판단, 4월로 연기했다.

올해 2회 대회를 치른 삼성화재배세계바둑오픈선수권대회는 원래 달러로 우승상금(40만달러)을 줬으나 올해부터 지급방식을 원화(3억원) 베이스로 바꾸었다. 98년 8월 제5회 대회가 열리는 롯데배한중대항전(우승상금 15만 달러)의 경우는 우승상금을 4회 대회 때 환율인 「1달러=900원」을 기준으로 환산해 원화베이스로 바꿀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기원의 관계자는 『국내기전을 후원하는 대기업들이 대회비용을 일제히 감축할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경제위기가 계속될 경우 기전규모의 축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 한국기원도 모든 대회의 거품제거에 본격적으로 나서기로 했다. 한국기원은 최근 중국 일본 등 외국기원에 한국주최 국제기전에 참가하는 외국기사의 항공편을 비즈니스 클래스에서 이코노미 클래스로 바꾼다고 통보했다. 또 기전참가 외국기사의 숙박 관광 등 접대비용을 줄이고 대회 개·폐회식 규모도 대폭 줄이기로 했다.

바둑계의 한 전문가는 『원화가치가 급격히 하락하는 상황이 계속되면 한국이 개최하는 국제기전들이 외국기사로부터 외면 당하는 사태도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우승상금이 각각 달러·엔화 베이스인 응씨배(우승상금 40만달러)와 후지쓰배(2,000만엔)는 인기가 올라갈 전망이다. 현재 한국이 개최하는 주요 국제기전은 동양증권배(우승상금 1억2,000만원), LG배세계기왕전(〃 2억원), 삼성화재배 등으로 한중일 3국중 가장 많다.<서사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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