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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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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7.12.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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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니뇨 현상 탓인지 올 겨울은 유례 없는 난동이다. 그러나 한국인들의 마음속은 칼바람 부는 엄동설한이다. 개인도 회사도 절약만이 유일한 생존의 방책이 되었다. 나라살림이라고 예외일 수 없어 내년 국가예산을 크게 줄이자는 논의가 일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한파가 닥치기 전에 짠 내년 예산의 세입은 70조2천억원이다. 그러나 이 돈이 다 들어올 가망이 없어 15% 가까운 10조원 정도를 삭감하지않을 수 없는 형편이다. IMF도 그것을 요구한다. 빚을 갚으려면 덜 쓰는 것 말고는 달리 방법이 없으니 목돈이 드는 국책사업의 연기나 재검토는 당연한 발상이라 하겠다.◆새 정부에서 핵심역할을 맡을 인사들이 전구간 고가로 건설되는 고속철도 대신 기존철도를 이용하는 고속화철도로 바꾸어보자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한다. 프랑스와의 계약파기로 인한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영국식 고속화철도로 바꾸면 우선 사업비가 25% 정도밖에 안든다는 것이다. 개통후 연간 1조원을 넘을 적자도 피할 수 있고. ◆속도는 시속 3백㎞에서 1백70㎞ 정도로 떨어지지만 고속화철도는 화물운송도 가능해 경제적 측면에서도 바람직한 대안이다. 서울­부산 4백12㎞는 고속도로나 새마을 열차로 4시간대면 갈 수 있다. 더 급하면 비행기도 있다. 과소비와 경쟁적인 레저 관광붐을 조성할 고속철도 건설을 이런 시기에 강행할 이유가 없다. ◆90년 6월 사업계획 확정때 총 5조8천억원으로 계상됐던 사업비는 17조8천억원으로 수정됐다. 개통 목표도 98년에서 2005년으로 늘어났다. 그러나 수정이후 환율과 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으니 30조, 40조원으로 늘어나지 말라는 법이 없다. 호강할 생각은 당분간 접어두는 것이 옳지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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