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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일소설 음란물 아니다” 이인화씨 등 재판부에 의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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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일소설 음란물 아니다” 이인화씨 등 재판부에 의견서

입력
1997.12.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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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일(34)씨의 소설 「내게 거짓말을 해봐」에 대한 법원의 사실조회를 요청받은 대학교수들이 최근 이를 옹호하는 의견서를 항소심재판부에 제출, 법원의 판단이 주목되고 있다.「내게…」는 30대 유부남과 여고생간의 변태적인 성행위를 적나라하게 묘사한 소설. 작가 장씨는 음란문서 제조죄로 기소돼 지난 5월 1심에서 징역10월선고와 함께 법정구속됐다가 두달뒤 보석으로 풀려났다.

소설 「영원한 제국」의 작가이기도 한 이인화(이화여대 국문과)교수는 최근 2심 재판부의 사실조회요청에 대해 『「내게…」는 일부 표현이 노골적이긴 하나 전체적으로 일반인에게 음탕한 흥미를 일으키게 하지는 않는다』고 회신했다. 이교수는 이 회신에서 30년대 미국에서 음란논쟁을 일으킨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즈」에 대한 연방대법원 판결까지 인용하면서 『「내게…」가 「잔혹극 이론」을 충실히 계승했다』며 오히려 정통문예양식으로서의「족보」까지 부여했다.

역시 사실조회 요청을 받은 고려대 황현산(불문과) 교수도 『작품의 주제인「억압된 욕망에서 야기되는 성적 공상의 허망함」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성적 묘사가 필요불가결하다』며 『「내게…」는 전체적으로 과도한 성적 공상에 대한 허탈감을 심어줌으로써 호색적 흥미를 배제하고 있다』고 장씨의 손을 들어주었다.

서울지법 형사항소1부는 장씨의 항소심 변론이 마무리됨에 따라 내년 2월까지 선고를 할 예정이다.<이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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