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제품 상설할인/신상품 균일가전 등/매출회복 안간힘국가부도를 넘나드는 위기속에 소비자들의 소비심리는 최악의 위축상태로 접어들었다. 한없이 하강하는 「소비」의 눈높이에 맞춰 유통업계의 전략도 아래로 아래로 더욱 몸을 낮추고 있다. 흥청거리던 연말 송년대목의 분위기는 이제 옛말이 된 셈이다.
업체마다 12월 대목에서 많이는 60%에서 30%까지 역신장을 각오하는 분위기속에 업체들이 매달릴 수 밖에 없는 로(LOW)전략의 화두는 저가제품, 중소기업 제품, 국산품등이다.
업체들은 우선 국제통화기금(IMF)체제에 대한 저항감을 국산품애용으로 탈바꿈시켜 매출회복에 안간힘이다.
현대백화점은 환율상승으로 밀가루가격이 상승하자 식품매장에서 국산밀로 만든 밀가루와 면류에 대해 10%가격을 인하했다. 국산품판매에 무게를 실으면서 백화점이미지를 높이고 매출에도 보탬이 되도록하겠다는 생각이다.
그레이스는 판촉행사의 하나로 개량한복을 한벌에 2달러에 판매하는 행사를 통해 외화모으기와 한복의 판매를 패키지로 묶었고 해태유통은 전국점포에서 과소비안하기 캠페인과 함께 IMF체제 극복을 주제로 세일행사를 열었다.
한국슈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는 최근 외제상품판매나 사용을 자제한다는 결의문을 채택하고 산하 30여개 조합에 시달, 시행토록했다.
국산품 가운데 중소기업제품에 대한 관심 또한 뜨겁다. 특히 업체들은 최근 자금난으로 어려운 중기제품들을 상설매장화하는 움직임으로 중기살리기의 명분을 업고 판촉에 나서고 있다.
중기상설할인매장을 갖고있는 삼성플라자분당점은 26일부터 우수중소기업특집전을 통해 캐주얼용 배낭 스카프 모자 스팀다리미 가죽장갑 개량한복을 싸게 팔고 있다. 내년 1월 9∼18일에는 12개업체 15∼20여개 품목을 추가, 행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품격을 강조해온 현대도 26일부터 내년 1월8일까지 중소기업상품전을 연다. 전점에 설치된 특설매장에서는 무려 94개의 순수 중소기업브랜드들을 70∼80%까지 싸게 판다. 최근 화의신청을 한 중기공동브랜드의 대명사 가파치 등 잡화부문 30개업체, 줄리앙 끌레베 등 여성의류 17개업체, 법정관리에 들어간 (주)부흥의 잔피엘 등 남성의류 17개업체, 침구수예 완구 주방용품 등 34개업체 등 부문별로 중소기업들을 망라한 것이 특징이다.
의류부문을 중심으로 신상품을 균일가로 판매하는 고육책도 등장했다. 겨울세일이후에도 재고가 넘치는 의류업체들은 자금부족을 이유로 신상품마저 절반가격에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신세계는 잔피엘 트래드클럽 브렌우드 등 3개 브랜드의 신상품 10만원균일가전을 열고 있고 미도파는 칼립소 캠브리지 등 9개브랜드를 정상가의 25∼50%에 내놓고 있다. 그랜드는 반값 판매를 내걸고 남성의류 초특가전을 실시하고 있다. 갤럭시 피에르가르뎅 트래드클럽 보스렌자 등 신상품 정장을 55%∼85%까지 싸게 판다.
반면 크리스마스 연말선물경기가 사라짐에 따라 선물 특판코너들은 모두 없애버렸다. 롯데 뉴코아는 연말선물코너를 설치했던 행사장에 재고상품위주의 IMF알뜰매장을 운영중이고 선물세트 안내책자도 만들지 않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백화점들은 IMF체제로 크리스마스와 연말특수가 얼어붙음에 따라 12월 매출은 전년대비 60∼70%까지 역신장이 불가피한 상태』라며 『자꾸 낮아지는 소비자들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서는 알뜰소비쪽으로 무게를 싣지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이재열 기자>이재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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