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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안전판 자격증 따두자”/구직난 새풍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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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안전판 자격증 따두자”/구직난 새풍속

입력
1997.12.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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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관리사·환경기사 등 관련학원 문전성시/학사편입도 무더기로 몰려취업정보지 「리크루트」의 통계에 따르면 내년 상반기 대졸실업자는 24만여명. 더구나 2∼3년안에 이같은 취업난이 해소될 전망은 거의 없다. 이때문에 높고 두터운 취업장벽 앞에서 느끼는 「공포」는 단지 졸업생이나 고학년생에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얼마전까지만해도 관련전공자나 진로전환을 모색하는 사회인 등이 주로 찾았던 각종 취업관련 전문학원에 대학생들이 대거 몰리고 있는 것도 이같은 절박한 현실의 반영이다. 게다가 이들 대학생 수강생의 태반은 1,2학년생들이다. 예전같으면 한창 대학생활의 「낭만」따위에나 관심을 기울일 또래이다.

이들이 관심을 갖는 분야는 물류관리사 공동주택관리사 손해사정인 환경기사 등의 전문직종. 자격증을 취득하는데 5∼6개월만 투자하면 시험에서 승산이 있는데다 전문직인력 수요도 점차 늘어날 전망이기 때문에 인생자체를 걸다시피해야하는 고시보다 부담이 훨씬 덜하다.

환경기사 전문학원인 서울 동작구 대방동 한신학원의 경우 한달 평균 수강생이 지난해보다 두배이상이 늘어 최근 5개강좌를 신설, 수요를 소화하고 있다. 이 학원 수강생 중에는 전공과 전혀 동떨어진 정외과, 국문과 등 인문계 학생들이 대거 포함돼 있다. 전근렬(39) 원장은 『인문계 대학졸업생의 진로가 점차 불투명해지면서 세칭 「명문대」학생들도 자격증 취득대열에 몰려들고 있다』고 말했다.

요리학원에도 대학재학생들의 발길이 꾸준하다. 3∼4개월정도 공부하면 2급조리사 자격증을 취득, 호텔조리부에도 취직할 수있다는 점때문에 취업의 「안전판」을 확보하려는 학생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 강서구 K요리학원 김양천(42) 원장은 『이번 겨울방학때는 수강인원의 절반이상이 대학생』이라며 『최근에는 고등학생들까지도 찾아온다』고 소개했다.

대학의 학사편입도 취업전선을 뚫기위한 방편으로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 취업에 유리한 전공을 선택할 수 있는데다 최악의 현 상황을 일단 비껴갈 수 있는 시간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초 편입전형을 치른 한국방송대학 취업관련 학과에는 한해 대입정원에 가까운 인원이 몰리기도 했다. 4만7,000여명을 모집하는 유아교육학과 3학년에 20만명이 넘는 지원자가 몰렸고 1,500여명을 모집하는 방송정보학과에도 4,000명이상이 지원했다. 「간판」을 따기 위한 전문대생들의 지원이 많지만 4년제대학 졸업생들도 취업에 유리한 학과에 대거 지원했다는 것이 학교측의 설명이다.

게다가 남편의 실직을 우려, 「유사시」 부업을 가지려는 신세대 주부들도 학사편입에 부쩍 관심을 보이고 있다. 서울 명문대 정외과를 졸업한 최모(30·여)씨는 다음달 20일부터 시작되는 방송대학 편입전형때 유아교육과를 지원할 준비를 하고 있다. 모중소기업에 다니는 남편의 월급으로는 생활이 불안하고 미래도 불투명해 졸업후 유치원교사직을 구할 생각이다.

이에따라 편입전문학원은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올들어 편입정원이 3만명선으로 늘어나면서 일산 분당 등 수도권 신도시지역까지 포함, 20여개의 분원을 갖춘 초대형학원도 생겨나고 있다.<김정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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