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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운 엘니뇨?/2조원 이상 경제적 혜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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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운 엘니뇨?/2조원 이상 경제적 혜택

입력
1997.12.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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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일조량 증가로 대풍작/따뜻한 겨울 난방비 등 절약/IMF시대 효자노릇 “톡톡”우리나라에서만은 지난 가을 이후 엘니뇨가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올해 세계 도처에서 가뭄, 홍수 등 혹독한 기상재해를 초래, 지구촌을 괴롭히고 있는 엘니뇨가 우리나라에는 적지 않은 부조를 했다.

지난 가을 「신이 내린」 쾌청한 날씨를 가져와 전례없는 벼 대풍작을 이루도록 한 엘니뇨는 국제통화기금(IMF)한파가 덮친 이번 겨울 들어서는 기온을 봄날씨 수준으로 끌어올려 엄청난 규모의 난방·피복비와 전력 등을 절약시켜주고 있다. 기상관계자들은 지금까지 엘니뇨가 가져다 준 경제적 이익이 어림잡아 2조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올해 엘니뇨의 덕을 가장 크게 본 분야는 벼농사. 엘니뇨현상으로 인해 전 지구의 대기순환이 정체되면서 가을내내 동아시아일대에 고온건조한 공기가 머물렀다. 이때문에 9월 한달 우리나라의 평균 일조량은 평년의 1백73.6시간보다 21%나 많은 2백9.6시간에 달했다. 때맞춘 결실기의 일조량 증가에 힘입어 예년 4백79만톤 내외에 머물렀던 우리나라의 쌀 생산량이 5백45만톤으로 크게 늘어났다. 당초 기대보다 증산된 쌀 66만톤을 돈으로 환산하면 9천9백여억원이나 된다.

엘니뇨의 직접적인 영향으로 이상난동이 보름이상 이어지고 있는 것도 우리나라에 이만저만한 도움이 아니다. 기상청은 13∼27일 서울 부산 대구 대전 광주 전주 강릉 등 7개도시의 평균기온이 평년보다 5도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일본 상업기상연구소의 자료에 따르면 겨울철 기온이 1도 높아질 경우 난방용 등유의 사용량은 10%, 전력 수요는 1.8% 감소한다는 것. 우리나라의 하루 등유 사용량 47만5천3백50배럴(에너지관리공단 통계), 하루 전력 사용량 5억5천만㎾h(한국전력공사 통계)를 이같은 수치에 대입하면 최근 보름간의 포근한 날씨로 난방용 등유 3천5백여억원 어치와 전력 4백80여억원 어치가 절약된 셈이다.

따뜻한 겨울은 가정의 피복비 부담도 크게 덜어 주었다. 우리나라 연간 패션시장 규모가 32조원(한국섬유산업연합회 추산)이라는 점과 기온 1도 상승 때 겨울의류 구입이 1.35% 줄어든다는 미국 백화점 업계의 분석을 근거로 계산하면 절약된 피복비도 8백80여억원에 이른다.

이밖에 벼 수확 이후,11∼ 12월 두달간 평년보다 많은 비가 내림으로써 수자원확보면에서의 경제적 이익 3천억원(기상청 추산)과 겨울철의 호흡기질환 감소, 채소작황 호조, 유통비용 절감효과 등까지 합할 경우 지난 가을이후 엘니뇨가 우리나라에 가져다 준 이익은 2조원을 훨씬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이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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