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머니털어 기금 마련/복지혜택 등 원대한 포부우리나라에서 「전업작가」란 호칭은 「실업자」보다 조금 낫다. 국내에서 아무리 지명도가 있다 한들 미국비자를 신청하면 번번히 퇴짜 맞기 일쑤고, 신용카드 발급받기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이제 작가라는 이름으로 대접받고 싶다』
전업작가들이 권익을 향상시키겠다며 모였다. 지난 10일 작가 133명이 발기인대회를 가진 「한국전업미술가협회(위원장 한창조)」가 29일 하오 2시 서울 세종문화회관 소강당에서 창립총회를 갖는다. 발기인대회 후 보름만에 전국적으로 회원이 900명으로 불어났다. 조성묵 김봉태 박용인 오승우 이만익 우제길 김구림 고정수 이정자 강관욱 유영교 함섭 황주리씨 등이 가입했다.
문체부에 사단법인 등록을 신청한 협회는 법인체 회원의 주머니를 털어 기금 5,000만원도 마련했다. 협회는 프랑스의 미술가협회인 「메종 다르티스트」 처럼 미술가들에게 복지혜택을 제공한다는 원대한 목표를 세우고 있다. 공동작업실 개설, 해외전 지원 등 창작활동을 돕는 한편 금융거래시 신분보증을 위한 작가위상 정립, 학술심포지엄 개최 및 미술잡지 발간, 전업미술가 보험개발 등의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짜놓고 있다.
협회는 그동안 우리 미술계가 「교수작가」 위주로 운영돼 각종 공모전과 학교 교원임용 등에서까지 만연된 학맥과 인맥 우선 풍조를 바로 잡기 위해서라도 전업작가가 홀로 설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교수작가」에 대한 「인플레 대접」은 문화후진국의 한 상징이라는 비난도 만만치 않다. 하지만 전업작가가 과연 누구인가 하는 문제는 논란거리. 학원이나 교습소 등을 운영, 큰 부를 획득한 작가는 「전업작가」로 인정해 주고 반면 학교 등에 출강하면서 작업을 열심히 해도 「겸업작가」로 취급하는 분류법은 비판의 소지가 많다. 「전업」의 의미와 「세금」문제와 같은 사회적 의무 등은 협회가 먼저 입장을 정리해야 할 일이다.<박은주 기자>박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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