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채갚게 내다 팝시다”/IMF 지원총액의 3분의1/정부도 효율적인 수집창구 마련해야「장롱 속의 금을 모으면 2백억달러를 조달할 수 있다」
퇴장한 금의 규모가 약 2백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금반지와 금귀고리 금목걸이 금열쇠 등 각 가정의 장롱이나 화장대 서랍속에 굴러다니는 금을 모아 처분할 경우 우리나라 공식외채(1천2백억달러)의 6분의1, 국제통화기금(IMF)과 미국 일본등 선진국이 지원키로 한 구제금융(5백70억달러)의 3분의1을 갚을 수 있다는 얘기다.
26일 통상산업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67∼87년 국내에서 생산·도입한 금의 양은 연 50톤씩 총 1천톤, 87년부터 현재까지는 연 1백37톤씩 총 1천3백70톤으로 추산된다. 67년이전 확보된 금의 양(약 3백톤)을 감안할 때 현재 국내에 있는 금은 모두 2천7백톤 규모로 추정된다.
금의 연간 국내수요중 약 20%가 반도체등 산업용으로 쓰이고 나머지는 장신구 수요로 소비되고 있지만 과거에는 장신구가 대부분이었고 그나마 시장에 다시 유통되기 보다는 장롱 속등으로 「퇴장」되어 있다. 따라서 반지 귀고리 목걸이 팔찌등으로 활용되거나 장롱 속에 사장된 금의 규모는 2천톤에 달할 것이란게 시장관계자들의 분석이다. 현재 국제 금시세가 톤당 1천만달러선임을 감안하면 퇴장된 금을 모아 외국에 수출할 경우 2백억달러의 소중한 외화를 조달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김대중 대통령당선자가 최근 소비자단체 대표들과 만난 자리에서 『소비자단체들이 중심이 돼 금반지 수집운동을 벌이면 어떻겠느냐』고 주문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금은 연간 수요량중 25%정도만 공식경로로 수입되고 나머지는 밀수에 의해 충당되고 있다. 종합상사들은 95년부터 금무역에 참여, 연간 50억달러를 연지급 형태로 수입하고 있지만 대부분 막바로 재수출되고 있다. 종합상사 관계자는 『금은 환금성이 높아 신용장이 없이도 수출과 동시에 달러가 유입될 수 있다』며 『각 가정에 숨어 있는 금반지를 모아 수출한다면 외자난의 해갈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국제적 금시세 하락에도 불구, 국내 금값은 오히려 경제불안과 환율상승으로 일반인들의 가수요가 폭발하면서 1돈쭝에 지난달 4만원에서 현재 5만7천원까지 올라있고 품귀현상마저 빚고 있다. 관계자들은 『국민들이 장롱 속 금을 국난극복에 보탤 수 있도록 정부와 관련기관들의 효율적인 수집창구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이종재·이성철 기자>이종재·이성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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