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제보증” 시그널효과 주목/올해는 1,500∼1,600원서 마감할듯국제통화기금(IMF)과 미국 일본 등 선진7개국(G7)이 1백억달러를 조기에 공급키로 선언했다. 이에 따라 「대외지급유예(모라토리엄)」까지 몰리며 급등세를 보이던 환율도 안정을 되찾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원·달러환율은 얼마까지 하락할 것인가.
대부분의 외환전문가들은 「국제금융시장의 한국에 대한 불신이 가라앉는 것」을 전제로 한때 2천원을 상회했던 원·달러환율이 연말까지 1천5백원, 내년 상반기중에는 1천2백원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동화은행 한승철 외환딜러는 『연말까지는 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완전히 가시지 않은데다 기업들의 결제수요 때문에 환율이 급격히 내려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연말까지 조기지원될 자금은 20억달러에 불과, 수급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기에는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한국은행이 조기에 환율을 안정시키기 위해 무리한 시장개입에 나서지만 않는다면 달러당 1천5백∼1천6백원에서 97년을 마감할 것이라는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내년 3월까지의 환율전망은 더욱 희망적이다. 전문가들은 『한국경제에 대한 불신이 사라지고 자금공급이 순조롭게 이뤄질 경우 내년 상반기중 「적정환율 수준」으로의 회복도 가능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다만 적정환율이 얼마인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일부에서는 구매력기준 적정환율을 달러당 9백50원선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달러당 1천원선 이하로 하락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IMF의 권고에 따라 20% 이상의 고금리를 유지하는 한편 수출상품의 가격경쟁력을 확보하려면 1천원 이하까지 원화절상(환율하락)을 용인할수 없기 때문이다.
적정환율 수준과 관련해 주목할 것은 임창렬 경제부총리가 환율이 1천5백원이던 지난 12일 관훈토론회에서 『현재 원화가 저평가되어 있다』며 『원·달러환율은 1천1백∼1천2백원이 적당하다』고 밝혔다는 점이다. 실제로 외환시장에서는 『내년 3월무렵에는 외환시장이 달러당 1천2백원수준에서 수급균형을 이룰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환율안정론의 근거는 한국에 대한 국제적 자금지원이 가시화하면서 1년 넘게 외환시장을 짓눌렀던 구조적 문제들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는 점이다. 그동안 외환시장은 환율급등에 대한 불안심리로 가수요까지 가세, 「달러부족→불안심리 확산→달러 사재기→달러부족 가중」이라는 악순환에 시달렸고 급기야 지난 23일에는 원·달러환율이 2천원선을 돌파하기까지 했다.
전문가들은 IMF와 G7국가의 외환공급선언에 따라 ▲시장의 수급구조가 개선되는 것과 함께 ▲「시그널 효과(Signal Effect·신호효과)」에 주목하고 있다. 즉, 국제사회가 사실상 『한국경제의 부도를 용인하지 않겠다』고 언명한 것을 신호로 대내적으로는 가수요가 차단되고, 대외적으로는 외환시장 개방에 따른 달러유입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분석이다.<조철환 기자>조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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