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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잉·중복투자사업 구조조정 본격화/재계 ‘큰 거래’ 이뤄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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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잉·중복투자사업 구조조정 본격화/재계 ‘큰 거래’ 이뤄질까

입력
1997.12.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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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대기업 자동차·제철 등 포기 가능성자율적인 구조조정이 재계의 사활이 걸린 발등의 불로 등장했다. 김대중 대통령당선자가 24일 최종현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등 경제 5단체장을 만나 『짐이 되는 기업은 빨리 정리해달라』며 구조조정을 강력 주문했기 때문이다. 김당선자는 이미 대선공약과 노동계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구조조정의 걸림돌이 될수있는 정리해고를 수용할 태세여서 이제 재계는 스스로 문어발을 잘라내는 자기개혁작업의 착수가 불가피하게됐다.

이에따라 재계는 우선 경쟁력이 없는 한계사업을 과감하게 정리하는 작업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한계사업의 정리는 김당선자가 무게를 두고있는 중소기업육성과도 궤를 같이하고 있고 기업내부에서 입장정리가 가능한 만큼 추진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미 삼성은 내년에 34개 품목 1조3,000억원 규모의 사업을 철수 또는 매각키로 했고 LG그룹도 3조원규모의 한계사업 90여개를 단계적으로 정리하는등 그룹별로 한계사업에 대한 칼질은 새해들어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그러나 IMF나 새정부가 주문하는 재계의 산업구조 조정은 이정도의 미시적 조정이 아닌 재벌의 중복투자, 과잉투자에 대한 근본적 수술이어서 주요 재벌의 핵심사업 포기나 그룹간 중복사업들을 서로 주고 받는 「빅 딜(BIG DEAL)」이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재계에서 구조조정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업종은 자동차 조선 철강 유화 정유 정보통신등 설비투자 중복과 생산설비 과잉으로 수익성이 떨어지는 업종이다. 가장 큰 관심을 끌고있는 부문은 삼성그룹의 자동차사업, 기아자동차의 처리가 걸려있는 자동차부문. 대우그룹의 쌍용자동차인수를 서막으로 시작된 자동차부문의 구조조정은 미국 GM 포드등 외국업체의 참여설로 더욱 급박한 흐름을 타고 있다. 이건희 삼성 회장이 『국익을 위해서라면 삼성이 인수할 수도, 인수당할 수도 있다』고 밝혔고 정몽규 현대자동차 회장은 『조건만 맞는다면 기아나 삼성자동차를 인수할 수 있다』고 밝히는 등 해당 그룹 오너들의 의중도 어느 정도 가닥이 잡힌 상황이다.

또 한보철강의 처리와 현대제철소의 신규참여가 걸린 제철사업, 국내에 세계 1, 2, 3위 업체가 있다고 얘기될 정도로 과잉투자상태인 조선산업, 국내대기업의 신규참여로 공급이 과잉돼 국제시황이 국내업체에 의해 좌지우지된다는 석유화학산업, 셀룰러휴대폰 2개사, 개인휴대통신(PCS) 3개사 등 으로 국내 실정에 비추어 과당경쟁이 우려되는 정보통신부문 등에 대한 대대적인 교통정리가 불가피하다는 여론도 높다.

재계 일각에서는 이미 자동차는 현대에, 반도체는 삼성, 가전은 LG나 대우에 몰아주는 식의 빅딜 방안이 제기되고 있다. 내년 1월15일 열릴 예정인 전경련 회장단회의에서는 이 문제가 본격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같은 빅딜은 기업간 이해가 첨예하게 맞물려있어 자율적으로 가능하겠느냐는 회의론도 만만치 않다. 살아남는 것도 중요하지만 오너들이 스스로 사업을 남에게 내어주겠느냐는 얘기다.<이재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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