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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실험실 혜화동 1번지’ 30대 연출가 다섯식구 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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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실험실 혜화동 1번지’ 30대 연출가 다섯식구 전입

입력
1997.12.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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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훈·김광보 등 2기 동인들로 주인 바뀌어「연극실험실 혜화동1번지」가 새 주인을 맞았다. 7명의 연출가가 독자노선을 부르짖으며 마련한 실험의 터전이 30대 연출가들에게 맡겨졌다.

종로구 혜화동 88의1번지에 자리잡은 「연극실험실 혜화동1번지」가 굳이 「실험실」을 고집하는 것은 번화한 대학로에서 떨어진 외진 위치와 「ㄴ」자 극장이라는 남루함 때문은 아니다. 94년 30대 후반∼40대 초반의 연출가 7명, 이윤택 김아라 채승훈 이병훈 황동근 박찬빈 유근혜는 『연극은 연극이어야 한다』며 공동출자, 세를 냈다. 개관공연인 기국서의 「장난」, 연출가 6명의 페스티벌 등은 가난하지만 오롯한 고집의 연극이었다.

그러나 연극실험실은 차츰 대관에 급급해야 했다. 동인연출가들은 다른 극단 작품을 연출하거나, 강의에 바쁘거나, 대극장에 번듯한 작품을 내놓았다. 3년이 흐르며 연출가들이 너무 커버린 것이다.

2기 동인은 김광보 박근형 손정우 이성열 최용훈. 최용훈은 극단 작은신화, 김광보는 청우 대표로서, 이성열은 극단 산울림 출신으로 활발히 활동하며 진작부터 주목을 받아왔고 손정우와 박근형은 극단 상상과 표현, 76단의 새 대표다. 작품세계와 개성, 「실험」의 개념조차 저마다 다르다. 다만 이 연극판에 살아남았을 뿐이다. 연극은 영원하다는 믿음만은 하나일 터이다.

연극실험실은 앞으로 1번지의 1∼2세대 12명에게만 대관된다. 98년 9, 10월에는 「관점 98­일상과 현실전」이라는 2기 동인의 페스티벌을 계획중이다. 이제 다시 가난한 연극이다.<김희원 기자>

◎2기 동인 첫무대/김광보 연출 ‘열애기’/신혼부부,창녀와 거지/남녀 두쌍의 엇갈리는 사랑

2세대 연극실험실의 첫 무대는 김광보 연출의 「열애기」(98년 1월7일∼2월8일). 이윤택의 제자인 그는 95년 바로 이 극장에서 「지상으로 부터의 20m」를 통해 데뷔했다. 「열애기」의 작가 장우재의 작품이었다.

인연은 젖혀두고 「열애기」는 김광보에게 하나의 전환이다. 「작은 이윤택」으로 불릴만큼 극의 정서적 맥을 잡는 데 능한 그는 새 극단 장수하늘소를 창단하고 「조용한 연극」을 시도한다. 『주장하지 않고 일상적인 연극을 말하는 거죠. 내지르고 형식미를 추구하던 이전 작품과는 다르고 싶어요. 「열애기」 희곡을 처음 읽었을 때 바로 이거다 싶어 너무 좋았습니다』

사창가 근처에 보금자리를 품은 신혼부부, 창녀와 거지. 두 쌍의 남녀의 엇갈리는 사랑을 양쪽으로 나뉜 무대에서 교차해 보여주는 게 흥미롭다. 공연시간 화∼목 하오 7시30분, 금 하오 4시30분 7시30분, 토일 하오 3·6시.(02)763­6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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