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 자주강조 ‘지시보다 듣는사람’으로/옷차림·목소리도 야 총재티벗고 무거워져김대중 국민회의 총재와 「김대중 대통령당선자」가 너무 다르다. 투사형의 야당지도자에서 국정을 책임진 예비국가원수로 변신하는 게 예상외로 빠르고 무리가 없다. 대통령에 당선된지 불과 1주일만에 일어난 변화이다. 과연 「준비된 대통령」이라는 얘기가 나오는것도 무리가 아니다.
김당선자의 「여당화」 방향은 크게 두 가지. 책임있는 언동과 무거운 몸가짐이 그것이다.
우선 「책임」부분. 김당선자는 요즘 당직자, 의원들과 만날 때마다 『우리는 국정의 책임을 맡은 여당』이라고 강조하는 것을 잊지 않는다. 「입조심」은 김당선자 측근, 국민회의 당직자들 사이에서 어느새 「철칙」이 됐다. 박지원 특보는 『김당선자가 「나와 한 얘기를 밖에서 듣게되면 다시는 말을 하지 않겠다」고 강조하더라』고 전했다. 다른 측근들의 얘기도 같다.
당선자 주변인사들은 또 『김당선자가 1주일새에 「토론하고 지시하는 사람」에서 「묻고 듣는 사람」으로 변했다』고 입을 모은다. 박선숙 부대변인은 『토론·대화형이던 김당선자가 요즘은 주로 남의 얘기를 듣는데 치중하고 상대방에게 문제를 던져 답을 구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책임인식이 강해진게 「하드웨어적」 변화라면 몸가짐이 무거워진 것은 「소프트웨어」 측면의 달라진 점이다. 우선 의전을 중요시한다. 한 고위당직자는 『이전에 밤에 일산자택을 방문하면 잠옷차림 등으로 격의없이 객들을 맞았던 김당선자가 당선된 뒤에 찾아갔더니 잠시 기다리게 한 뒤 한밤중인데도 2층에서 정장으로 옷을 갈아입은 뒤 일행을 만나 일순 당황했다』고 말했다.
옷차림도 달라졌다. 대선 때까지만 해도 밝은 색상의 콤비차림을 즐겼으나 당선자가 되고 나서는 감색 싱글차림만 하고 있다. 한 측근은 『국가지도자로서의 안정감과 장중함을 주기 위해서 인것 같다』고 해석했다.
엄청나게 강화된 경호에도 잘 적응하고 있다. 경호를 책임지고 있는 김옥두 의원은 『김당선자는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면서 티를 내지 않는 경호를 주문했다』며 『청와대 경호팀이 이 원칙을 잘 지켜서인지 당선자가 경호에 매우 「협조적」』이라고 말했다.
이와함께 주변에서는 『김당선자의 목소리톤이 이전보다 한층 가라앉고 무거워졌다』 『사고의 폭이 한결 여유있어 졌다. 아무 스스럼 없이 한나라당과 국민신당을 직접 방문키로 결정한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는 등의 얘기들도 나온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아직도 공식석상에서 너무 말을 많이 한다』『정제되지 않은 단어들이 가끔 튀어나온다』는 지적을 하기도 한다.<신효섭 기자>신효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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