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7년째 호황 ‘축배’/유럽 회생기미 ‘안도’/일은 금융위기 ‘침통’「월가의 승리」 올해 세계경제 현황을 한마디로 압축하는 말이다. 세계 경제의 3대 기둥 가운데 미국은 7년 연속 호황국면을 구가하고 있다. 반면 일본은 내수부진과 금융기관의 잇단 도산으로 비틀거렸고, 유럽은 수출이 살아나는 등 회생의 기미가 있지만 여전히 고실업률에 발목이 잡혀있다.
아시아가 금융위기로 끝없이 추락하는데도 월가의 투자자들은 환호속에 샴페인을 터뜨렸다. 경기호황에 힘입어 사상 최고(120억달러)의 수익을 올린 것이다. 11월까지 소비자물가는 11년만에 가장 낮은 1.8%상승에 그쳤다. 10월까지 소비자소득도 12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다. 상반기의 경우 성장률은 5.6%로 73년 이후 최고치이며 실업률은 4.9%로 24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런 호황의 원동력은 80년후반부터 진행된 기업의 기술혁신과 과감한 구조조정이다. 컴퓨터 정보통신등 첨단기술에 대한 투자와 기술혁신, 지금도 계속되는 기업의 인수와 합병, 유연한 노동시장 등은 미국 기업들이 다시 세계를 호령할 수 있는 배경이 된 것이다.
한때 미국경제를 위협했던 일본은 올해도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엔화는 폭락했고 89년 미국을 능가했던 도쿄증시의 시가총액은 월가의 3분의 1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야마이치(산일)증권 등 엄청난 불량채권을 안고있던 금융기관들이 잇따라 쓰러졌다.
유럽경제는 미국처럼 철저한 구조조정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그러나 기업들의 비용절감노력과 달러화에 대한 각국 통화의 약세, 경기 순환상의 회복기 등이 맞물려 수출이 활력을 얻고 있다. 올해 독일과 프랑스등 주요국들의 수출증가율은 두자리 숫자를 기록하고 유럽전체 국내총생산(GDP)성장률이 2.7%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노동시장의 경직성으로 실업률이 11∼12%에 달하고 공공부문의 팽창에 따른 재정적자 등 고질적 문제가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다.<박진용 기자>박진용>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