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불신 씻기 청사진김대중 대통령당선자가 24일 국제사회의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후속조치를 행동으로 옮기겠다고 밝힘에 따라 정부가 준비중인 「액션 프로그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액션 프로그램에는 ▲정리해고 조기도입 ▲외환관리규제 철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양허사항에 대한 추가조치 ▲이자제한법 폐지 등 국제통화기금(IMF)의 추가요구사항은 물론 부실금융기관처리 방향 등 한국정부와 IMF간에 마찰을 빚고 있는 쟁점사항에 대해서도 보다 구체적인 실천방안이 담길 전망이어서 더욱 그렇다.
액션프로그램은 IMF 등 국제사회에 약속한 내용을 철저하게 실천하겠다는 김당선자와 한국정부의 의지를 보다 구체적이고 간명하게 보여주는 일종의 약속이행 청사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바꾸어 말하면 그동안 산발적으로 실천해 온 IMF와의 약속을 언제 어떻게 실천할지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한꺼번에 국내외에 보여주겠다는 뜻이다. 이를 통해 아직도 한국의 실천의지를 의심하고 있는 국제금융계의 불신을 해소하는 등 국제신인도 회복의 전기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김당선자가 이날 기자회견에서 『국제사회의 불신이 워낙 깊어 국제금융계 불신을 해소하려면 아직 멀었다. 말만이 아니라 후속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이다. 내년께 미국이나 일본, IMF 등에 「사절단」을 파견할 경우 이같은 청사진은 이들을 설득하는데 효험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동시에 개혁의 주도권을 회복하겠다는 판단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즉IMF에 약속한 프로그램중 상당수가 이미 우리 정부도 추진하려던 개혁안인데다 어차피 지금처럼 프로그램을 싫으나 좋으나 실천해야 할 입장이라면 오히려 한국이 스스로 개혁의 주체로 나서는 것이 여러모로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시키는대로 따르는 수세적 입장에서 우리가 필요해서 한다는 주도적 입장으로 국면을 전환해보자는 적극적인 자세가 깔려 있는 셈이다.
김당선자는 이와관련, 『IMF자금지원은 어디까지나 긴급대책이고 문제는 단기외채의 재연장이 이뤄져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선 국제신뢰를 얻어야 한다』며 『국제신뢰를 얻기 위해선 우리가 자발적으로 과감히 개혁해 나가는 길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우왕좌왕하며 불신을 스스로 증폭시키고 있는 재정경제원 등 현정부에 기준점을 제시, 프로그램 실천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독려하겠다는 의도도 깔려 있다.
현재 재정경제원은 26일로 예정된 「12인 비상경제대책위」에 액션 프로그램초안을 제출하기 위해 정리작업을 벌이고 있다. 재경원은 비록 산발적이기는 했지만 그동안 여러차례 비슷한 자료를 만들어놓은 만큼 26일 제출하는데는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구성은 「타임테이블」처럼 프로그램을 언제 어떻게 시행하겠다는 시계열 부분과 주요 핵심사항을 「테마별」로 분류, 이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는 부분으로 이루어 질 것으로 보인다. 타임테이블 부분은 IMF프로그램중 이미 약속을 이행한 사항과 연내에 추진할 사항, 내년 상반기와 하반기에 각각 실천할 사항 등으로 나누어 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중 가장 관심을 끄는 부분은 연내 추진사항, 즉 즉각 추진사항이라고 할 수 있다. 이미 임시국회에 법률안을 제출한 금융개혁 실명제보완 등은 물론 4개 추가요구 사항에 대한 관련 법률안을 한꺼번에 통과시키는 쪽으로 가닥이 잡힌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따라 99년 3월까지 시행이 유보되어 있는 정리해고는 유예기간 삭제를 통해 내년부터 시행될 가능성이 높다.<김경철 기자>김경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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