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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과 대통령/정재룡 사회부차장(앞과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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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과 대통령/정재룡 사회부차장(앞과 뒤)

입력
1997.12.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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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대 대통령선거는 후보나 국민이나 모두가 어려웠다. 그래서 새 대통령은 우리에게 더욱 값지고 소중하다. 그에게 거는 기대도 크다. 경제상황은 당선자의 말처럼 숨이 넘어갈 지경이다. 경제대통령을 표방했던 그는 당선직후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고통분담」과 「믿음」을 당부했다. 50년만의 정권교체를 위한 작업도 착착 진행중이다. 각계각층은 당선자에게 많은 주문을 쏟아내고 있다. 망국병인 지역감정을 해소하고, 우리의 오늘이 왜 이 지경에 이르렀는가를 전임 대통령을 거울로 하라는 당부이기도 하다.당선자는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의 사면을 찬성하는 5·18 광주민주화운동 희생자 유족들의 마음을 되새겨야 한다. 당선자는 이제 「선생님」이 아니다. 한국의 장래를 책임질 대통령이다. 그는 당선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외신기자의 질문을 알아들었음에도 굳이 영어에 능통한 유재건 비서실장을 찾았다. 이제 한마디 한마디에 예전과 달리 철저한 「책임」이 뒤따르기 때문이라 했다. 작금의 위기상황은 새 대통령의 앞길이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한다. 위기를 극복해가는 과정은 모두에게 큰 고통이 따를 수 밖에 없다. 고통분담에는 예외가 없어야 한다. 그것이 곧 진정한 화합의 길이기도 하다. 지도자가 솔선하면 공직자가 따른다. 공직자가 앞장서면 국민들도 군말없이 따라줄 것이다.

언론도 달라져야 한다. 선거과정에서 일부언론이 줄서기로 비난을 받기도 했다. 선거가 끝난뒤에는 「신 용비어천가」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당선자는 그같은 행태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모두가 그같은 당선자에게 박수를 보낼 것이다. 바람직한 언론은 국민들이 원하는 것과 아파하는 것을 있는 그대로 알려야 한다. 여기에도 예외가 없어야 한다. 작은 잘못을 덮어주면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게 된다. 현재 상황이 이를 단적으로 말해주고 있다. 지금 우리는 왜 이 지경에 이르렀는가고 한탄할 겨를마저 없다. 모두에게 의식의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이 절실하다. 그래야 위기도 헤쳐나갈 수 있고 명실상부한 새시대를 맞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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