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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중국반환(되돌아 본 지구촌 ’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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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중국반환(되돌아 본 지구촌 ’97)

입력
1997.12.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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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진주’ 156년만에 흡수/대중화 경제권 날개달아홍콩 할양을 규정한 1842년 난징(남경)조약 이후 156년. 홍콩 반환을 확정한 84년 중·영 공동선언 이후 13년. 홍콩 주권이 7월1일 마침내 중국으로 되돌아 왔다.

홍콩 주권회귀는 중국에 굴욕적인 과거사를 청산하고 중화의 자존심을 회복할 계기로, 영국에는 찬란했던 과거 영화에 대한 향수를 불러 일으킬 씁쓸한 기억으로 남게 됐다.

주권회귀에 따라 홍콩은 중국의 특별행정구(SAR)로서 미지의 항해에 나섰다. 중국이 선언한 일국양제(일국량제) 원칙에 의거해 「사회주의 중국속의 자본주의 지역」으로 존재하는 새로운 실험에 들어갔다. 일국양제란 외교와 국방만 중국 중앙정부가 담당하고 행정 입법 사법은 SAR정부에 일임한다는 것이다.

이로써 홍콩은 앞으로 50년간 기존의 사회·경제생활 방식을 유지하게 됐다. 중국이 항인치항(홍콩은 홍콩인이 다스린다) 방침을 천명한 것은 일국양제 원칙을 강화함으로써 홍콩인의 심리적 동요를 막기 위한 조치다.

둥젠화(동건화) SAR 초대 행정장관에게 국무원 부총리급 이상의 의전상 대우를 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홍콩을 상처없이 편입, 개혁·개방의 창구로 계속 활용하는 것은 중국의 최우선 과제다.

중국은 홍콩을 인수함으로써 대중화 경제권 형성에 날개를 달게 됐다. 홍콩은 전세계 화교자본의 총본산이자 1,000억달러에 육박하는 외환보유고를 갖고 있다. 홍콩 화교 네트워크를 이용해 중국본토와 대만, 동남아 화교자본을 하나의 경제권으로 묶는 것이 가시권에 들어오게 된 셈이다.

홍콩을 통해 동남아 지역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고 대만을 압박할 수 있게 된 것도 중국에 전략적 이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홍콩경제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대만은 이미 중국의 통일공세에 직접적으로 노출된 상태다.

반면 중국의 홍콩 관리능력은 세계의 주목대상이다. 중앙정부 개입, 공무원 중립성 붕괴와 부패 가능성, 민주화 세력 등은 중국이 직면한 큰 도전이다. 자칫 세계최고의 효율성을 자랑했던 홍콩의 경제적 활력과 경쟁력의 토대를 망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중국의 경제적 도약과 대만통일 계획은 난관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강물(중국)은 우물물(홍콩)을 범하지 않는다(하수불침정수)」라고 약속한 중국정부의 지혜가 빛을 발할 차례다.<배연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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