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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쓰린 속 달래는데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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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쓰린 속 달래는데 최고

입력
1997.12.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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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산물·야채·한약재 듬뿍 넣어 영양도 만점/간은 꽃소금으로 먹기 직전에 넣으세요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스트레스로 소화불량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럴때 우리 조상들은 밥대신 소화가 잘되는 음식으로 죽을 먹었다. 아침식사를 거르기 쉬운 직장인들, 숙취후 속이 불편하거나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이 많이 찾게 되는 것이 바로 죽이다. 최근 사무실이 밀집한 빌딩가에서는 죽만 파는 전문점들이 많아져 죽의 꾸준한 인기를 보여준다.

죽은 쌀 보리 조등 각종 곡물에 물을 5∼7배 정도 부어서 알이 부서지게 만들어먹는 유동식. 모양이 비슷한 외국의 수프가 일품요리를 먹기전 식욕을 돋구는 것이라면 우리나라의 죽은 용도가 조금 다르다. 환자들을 위한 음식이자 한끼 식사를 대신하는 요리이기도 하다. 특히 밑반찬 몇개만 놓으면 되기 때문에 빠듯한 시간내에 준비하기도 쉽고 소화도 잘돼 아침 식사로 적당한 메뉴다. 중앙대 이복희(식품영양학과)교수는 『예전에는 죽이 가난해서 먹는 음식이었지만 요즘은 재료를 다양하게 써서 영양이 밥 못지 않다』며 『해산물 야채 한약재를 듬뿍 넣어 가족들의 아침식사로 준비해보라』고 일러준다.

시중의 죽 전문점에서는 야채 전복 버섯 새우 잣 인삼등을 넣은 죽을 맛볼 수 있다. 87년부터 다양한 영양죽을 선보이고 있는 초원죽집의 서영희(50)씨는 죽을 잘 끓이려면 찹쌀 멥쌀을 반반씩 섞어 3시간 동안 불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잣 깨 흑임자 호두를 쌀과 함께 블렌더에 갈아 센불에 끓이면 시원하게 훌훌 마실 수 있는 죽이 된다. 이때 블렌더에 넣는 물의 양은 쌀양의 5∼7배. 3분의 1컵 정도 쌀이면 1인분이 된다. 계속 저으면서 끓이되 한번 끓으면 약한 불에 오래 끓이는 것이 요령. 고소한 맛이 특징인 전복죽은 전복의 내장을 빼고 얇게 채썬 다음 불려놓은 쌀과 함께 참기름에 볶는다. 기름이 타기전에 물을 5∼7배 정도 붓고 쌀알이 퍼질 때까지 푹 끓인다. 불조절은 잣죽과 같다. 죽의 양념은 꽃소금으로 하는 것이 좋고 그릇에 담기 직전에 넣어야 한다. 소금이 들어가면 쌀알이 삭기 시작하므로 맛이 줄어든다.<노향란 기자>

◎맛있는 죽집 4곳

■초원죽집(02­735­5904) 서울 종로구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뒤 변호사회관 지하상가에 있다. 이집만에서만 맛볼 수 있는 초원죽은 홍합 해삼 쇠고기가루를 넣어 고소하고 맛깔난다. 동치미 국물에 당근 쇠고기가루를 넣어 만든 달걀말이 김치 우엉조림 콩나물무침 젓갈 메추리알장조림등이 반찬으로 나온다. 죽을 다 먹고 나면 천궁 당귀 갈근 영지 감초 생강 대추를 넣어 끓인 한방차와 우유에 사과 복숭아를 갈아 만든 과일즙을 무료로 준다. 죽값은 어느 것이나 6,000원. 상오 8시∼하오 8시 영업.

■대여죽집(02­783­6023)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별관뒤 태양빌딩 1층에 있다. 16년전부터 죽집을 이끌어온 안정순(45)씨는 버섯굴죽을 대표메뉴로 내세운다. 전남 고흥서 공수되는 싱싱한 굴에 표고 양송이 야채를 넣어 끓이는 죽으로 시원한 국물맛이 일품이다. 전복죽만 9,000원, 나머지 죽은 7,000원이다. 상오 7시∼하오 9시 영업.

■다화(02­783­9808) 85년 개업한 여의도의 죽전문점으로 95년에는 서울 강남구 영동에 2호점(02­508­3785)을 개설했다. 주인이며 주방장인 안철순(43)씨는 대여죽집 안정순씨의 동생. 죽을 잘 끓이던 친정 어머니의 손맛을 두 자매가 이어받았다. 전복죽 9,000원 나머지죽 7,000원에 반찬도 대여죽집과 비슷하다. 상오 7시∼하오 9시 영업.

■송죽죽집(02­265­5129) 서울 중구 충무로 지하철역 인근 극동빌딩 후문에 있다. 20년 역사를 자랑하는 이곳은 전복 내장을 넣은 전복특죽이 자랑거리. 주인 이의자(52)씨는 『내장을 사용하려면 살아있는 전복을 사용해야 하므로 신선한 맛이 특징』이라고 말한다. 1만 2,000원. 국물김치 콩나물무침 배추김치 꼴뚜기젓갈등 직접 담근 밑반찬을 제공한다. 인삼죽 전복죽은 7,000원, 새우죽 잣죽은 5,500원, 야채죽은 4,500원이다. 상오 7시∼하오 10시, 일요일에도 문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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