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위 무능·안일 성토『누가 정권을 맡고 재경원을 맡든지 이런 일이 다시는 있어서는 안된다』
23일 국회 재경위에서 임창렬 경제부총리가 외채총액에 대해 모호하게 답변하자, 국민회의 장재식 의원 등이 던진 분노의 질타였다. 의원들은 정파를 떠나 외채총액과 내역을 밝히라고 요구하면서 국가파탄이 오도록 손을 놓고 있었던 재경원의 무능과 안일을 성토했다. 의원들은 또 재경원이 위험을 국민에 미리 알려 협력을 당부하는 기본적 책무마저 내팽개쳤다며 재경원 관료들의 은폐주의, 그릇된 엘리트의식을 지적했다.
장재식의원은 『적어도 외채가 얼마인지 알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추궁하고 『사무관에게 종금사 감독을 맡겨놓고 제대로 감독도 하지 않은 무분별한 경제행정이 국가부도의 원인』이라고 비판했다. 자민련 이상만 의원도 『재경원은 지금까지 비밀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금융기관의 부실채권을 전혀 공개하지 않았다』면서 경제상황의 진솔한 「고백」을 요구했다.
국민회의 장성원 정세균 의원은 『외국은 다 아는데 우리만 모르고 있다』며 『외국환 관리규정에 의해 은행한은총재재경원장관의 보고채널이 있는데도 외채를 파악못한다는 것은 직무유기』라고 질책했다. 장의원은 또 『한국은행이 외채의 심각성을 김영삼 대통령에게 보고하려 했으나 재경원 등이 차단했다는 정보가 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자민련 어준선 의원은 『우리 총외채가 3,000억달러에 달한다는 오해마저 있다』고 지적했으며, 한나라당 나오연 의원은 『대외신인도 추락은 외채통계 하나 제대로 밝히지 않는 정부태도에도 기인한다』고 따졌다. 한나라당 박명환 의원은 『재경원이 책임을 지지않고 사실을 은폐하려 애쓰는 등 반성의 기미가 전혀 없다』며 『재경원 관료들은 자진사퇴하고 매국행위에 대해 문책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부총리와 강만수 재경원차관은 IMF기준으로 외채총액이 1,197억달러, 기업의 현지차용액 678억달러 등이라고 밝히면서도 『정확한 내용은 집계중』이라며 여전히 애매한 통계를 제시했다.<이영성 기자>이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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