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고금리·고임금·고물류비에 발목잡힌 수출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고금리·고임금·고물류비에 발목잡힌 수출

입력
1997.12.24 00:00
0 0

◎금융비용 비중 일의 4배/인건비·물류비 등 큰 부담/수출마진율 고작 11.9%미국과 캐나다로 연 1,100만달러의 니트제품을 수출하는 (주)삼광어패럴 C과장. 『최근 몇년간 인건비가 30∼40%나 올랐다. 물류비용도 15%나 상승했다. 바이어가 요구하는 단가대로 수출하면 손해가 안날 수 없는 실정이다』

스웨터와 셔츠, 자켓 등을 생산하는 (주)신원의 P이사의 얘기도 비슷했다. 『인건비가 수출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5∼50%에 달한다. 물류비용도 생산, 유통 전과정을 합치면 원가의 30%나 차지한다. 유가가 오르면 물류비 압력은 더 할 것이다. 최근 은행들이 수출대금결제를 전면 중단, 금융비용 부담도 엄청나다. 금리 7%인 유전스(기한부신용장) 대금결제가 이뤄지지 않아 금리 20%의 국내자금을 끌어다 써야 하기 때문이다. 수출마진은 10%내외인데 13%의 금융비용을 추가부담해야 하니 경쟁력이 생길 수 있겠는가』

이들의 하소연은 고임금과 고금리, 높은 물류비용 등 고비용구조로 인한 국내수출업체들의 어려움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한국무역협회의 조사에 따르면 수출업체들은 가격경쟁력 약화의 주요요인으로 고임금(50%), 원자재 비용(18%), 물류비용(15%), 금융비용(8%) 등을 꼽았다. 이로 인해 수출마진율은 적정수준보다 3.9%나 낮은 11.9%에 머물렀다.

임금상승률이 생산성 향상분을 초과, 제조업 단위노동비용지수는 일본과 미국의 2∼3배에 달했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모중기 수출회사는 인건비는 선진국 수준인데 생산성은 5분의 1에 불과, 전형적인 고비용 저효율 구조를 보였다.

높은 금융비용도 경쟁력 약화의 한 요인. 금리가 일본의 4.3배에 이르는 데다 기업의 차입의존도가 높아 총제조비용에서 금융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이 일본의 4배인 5.7%나 됐다. 물류비 부담도 상당해 GDP대비 물류비 비중이 94년 15.7%에 달했다.

수출부진은 낮은 품질경쟁력과 기술력에도 원인이 있다. 기업들은 『신기술 및 고유 브랜드 개발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지만 그게 하루 아침에 되는 일이냐』고 반문했다. 낮은 국가이미지로 인해 품질을 인정을 못 받는 경우도 허다하다는 것이다.

산업연구원 박기홍박사는 지금까지의 범용적 기술상품으로는 세계시장에서 더 이상 살아남을 수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WTO체제 출범 이후 저가시장에서는 중국 등 후발국의 저가공세에 시달리고 고품질 하이마켓에서는 선진국의 기술력에 밀리는 게 냉엄한 현실』이라며 『효율성 제고로 가격경쟁력 저하를 막는 동시에 기술 향상, 새로운 브랜드와 디자인 개발, 중남미와 동구지역으로의 시장다각화 등 노력이 시급하다』고 말했다.<배성규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