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외국돈 얼마나 유입될까/채권시장 오늘 개방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외국돈 얼마나 유입될까/채권시장 오늘 개방

입력
1997.12.23 00:00
0 0

◎발행잔액 126조6,000억원 달해/투기성 핫머니 창궐 우려 높아정부가 23일부터 국·공채와 특수채(금융채포함), 단기회사채 시장을 개방하는 등 채권시장을 사실상 완전개방하기로 한 것은 한마디로 「울며 겨자먹기」라고 할 수 있다.

현재처럼 국내외 금리차가 20%포인트안팎에 달하는 상황에서 채권시장의 주력상품인 국·공채와 특수채를 개방할 경우 투기성자금인 「핫머니」의 창궐은 물론 엄청난 국부유출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터무니 없을 정도의 엄청난 국내외 금리차 때문에 외국자본이 땅짚고 헤엄치기 식으로 이익을 실현, 결과적으로 국부가 빠져나간다는 분석이다. 현재 세계 금리의 양대 기준점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 국채(재무부발행 증권)가 연 6.5%안팎, 런던은행간 금리인 리보가 약 5.9%다. 반면 국내의 양대실세금리인 3년만기 회사채의 금리(유통수익률)는 30%에 육박하고 있고 콜금리는 25%수준이다.

더구나 불안한 국내 경제상황을 감안할 때 한국에 들어오는 국제자금은 상당액이 치고빠지는 방식을 애용하는 단타성 핫머니일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멕시코가 95년 채권에 투자한 국제 핫머니가 대거 빠져나가면서 채권값이 폭락하고 금리가 폭등, 경제전체가 순식간에 마비되는 바람에 결국 국제통화기금(IMF)에 S.O.S를 쳤듯이 이같은 「악몽」이 한국에도 발생하지말란 법이 없다는 점이다.

한국정부가 96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 당시, 과감한 개방일정을 제시하면서도 국·공채의 개방만은 결사적으로 반대해 관철시킬 것도 이 때문이다. 당시 한국정부는 2000년이후 거시경제안정이 지속되거나 국내외 금리차가 2%포인트 이내일때 이들 시장을 개방하겠다고 약속했다. 말이 개방약속이지 사실상 개방을 하지 않겠다는 뜻이었다.

그러나 결과는 정반대가 됐다. 국내외 금리차가 2%포인트이내가 아니라 한자리수가 더 붙은 20%포인트 상태에서 개방하게 된 것이다. 이는 국가부도 위기를 눈앞에 둔 마당에 옥석을 가린다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물론 채권시장을 전면개방, 외국자본이 대거 유입되면 국내 금리가 떨어지는 순기능도 있다.

이에 따라 관심은 과연 얼마나 외국자금이 유입될 것인가에 모아지고 있다.

23일부터 개방되는 국·공채(37조6,000억원)와 특수채(89조원), 단기회사채(450억원)의 발행잔액은 126조6,000억원에 달한다. 전체 채권시장 207조7,000억원의 61%에 이르는 규모다.

증권업계는 국·공채나 단기회사채의 경우 외국인들이 관심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며 환율급등 등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진정되면 본격적인 투자가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3년미만 단기회사채는 현재의 시장규모는 작지만 시장 개방을 계기로 중·장기적으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경원은 외국자금이 대거 유입되고 핫머니의 창궐이 현실화할 경우 거래세를 부과하거나 유입된 자금의 일부를 의무적으로 맡기는 예치금제도를 도입하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김경철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