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항력 일정부분 있다해도 ‘재기기반’ 상실/‘박정희향수’와도 거리멀어 ‘복고정치’ 무망22일 출감한 전두환 노태우 두 전직대통령의 향후거취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관심은 두사람이 여전히 정치적인 영향력을 갖고 있는지 여부와, 영향력이 있다면 과연 이들이 어떤 행보를 할 것인가에 쏠려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전·노씨의 정치적 영향력은 일정부분 살아 있겠지만 현실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전·노씨는 13년 집권기간을 통해 많은 정치적 추종세력을 키워왔다. 또 여전히 이들의 영향력아래 성장한 정치인들이 원내외에 걸쳐 건재하고 있다. 특히 다른 지역은 몰라도 대구·경북(TK)지역출신 정치인들에게는 전·노씨의 정치적 영향력이 결코 과소평가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소위 TK지역출신 정치인들의 상당수가 전·노씨 사면에 앞장서온 것만 봐도 그렇다.
하지만 전·노씨는 정치재개의 동기와 명분을 설득력있게 설명할 만한 기반자체를 이미 상실하고 있다. 전·노씨의 경우 국민적 향수를 불러 일으킨 박정희 전 대통령의 경우와는 사정이 다르다. 전·노씨는 이미 역사적으로나 사법적으로 심판을 받았다. 더욱이 정경유착을 정치적 수단으로 삼았던 부분에서는 국민적 분노를 샀고 그로인해 단죄의 대상이 됐던 인물들이다. 따라서 이들의 정치재개가 현실화할 것이라는 예상은 상상조차 힘들다는 것이 정치권 주변의 공통된 시각이다.
김대중 대통령당선자와 김종필 자민련 명예총재는 전·노씨에 의한 「정치적 속박」의 경험을 갖고 있다. 이른바 두 김씨의 공동정부아래서 전·노씨의 정치적 운신을 점치는 자체는 그래서 난센스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다만 전두환씨의 경우 노태우씨와는 또다른 「정치적 성정」을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두사람의 향후거취와 관련해 보다 많은 시선을 받게될 것 같다.
가령 노씨가 앞으로의 정치적 언행에 있어 매우 신중한 태도를 보인다고 한다면 전씨는 이보다는 훨씬 개방적인 행태를 보일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22일 출감하는 모습에서도 두사람간에 차이가 있었듯이 2년전 구속될 당시 두사람간의 판이했던 자세를 상기해 보라』면서 『연희동에 사람들이 많이 몰릴수록 정치적인 자극을 받을 수도 있겠지만 두사람 모두 상당기간 자중자애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결국 전·노씨 모두 「복고적 정치」를 결행하기에는 주변환경이 너무도 달라졌고, 이들을 구심점으로한 「정치결사」의 태동도 현실적으로 무망하다는게 중론이다.<정진석 기자>정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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