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세중진들 벌써부터 지도체제 물밑경쟁한나라당이 지도체제문제를 놓고 홍역을 치를 전망이다. 지도체제는 당의 주인이 누구이며 주도권을 누가 잡느냐는 문제와 맞물려 있어 당내 중진들의 이해도 그만큼 엇갈려 있는 실정이다.
우선 단일지도체제냐, 집단지도체제냐는 기초적 구조를 놓고 논쟁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윤환 고문은 22일 『지도체제를 복수 부총재나 최고위원제로 개편, 집단지도체제를 도입하고 경선을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한동 대표나 김덕룡 의원도 이에 동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다만 이들 중진들은 『합당정신을 살려 당의 간판은 조순 총재가 맡도록 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이는 지금처럼 총재에게 힘이 쏠려있는 구조를 없애고 중진들이 당권을 분점하되 조순총재가 지도체제의 얼굴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논리다. 집단지도체제 주장에는 이회창 명예총재가 당무일선에 나서는 상황을 견제하겠다는 복선도 깔려있다. 특히 내년 5월 지방선거의 공천에서 지분을 행사하려는 실리적 계산도 작용하고 있으며 『밖에서 들어온 사람이 모든 것을 장악할 수는 없다』는 「주인논쟁」도 가미돼 있다.
이에대해 조순 총재측은 일면 긍정, 일면 부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회창 명예총재의 전면등장에 내심 반대하고 있는 중진들의 견해에는 동조하면서도, 총재중심의 단일지도체제를 집단지도체제로 바꾸는데 대해서는 반대하고 있다. 이회창 명예총재측도 당권이 실세 중진들로 기우는 상황을 경계하는 눈치다. 이명예총재도 정치를 계속 하겠다는 의사를 간접적으로 피력하고 있어 어떤 형식으로든 당내 영향력을 유지하려는 내심을 숨기지 않고 있다.
결국 지도체제논쟁은 당내 힘의 우열에 의해 결정될 수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중진들의 당내 영향력도 적나라하게 드러날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지도체제의 경선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 중진들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그 첫 시험대가 내년 1∼2월에 이루어질 지구당개편으로 「자기사람」을 심으려는 중진들의 힘겨루기가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이영성 기자>이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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