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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도 놀란 “한계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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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도 놀란 “한계 상황”

입력
1997.12.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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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당선자 인식변화/단기외채 등 공개된 것보다 심각/해고 불가피 등 미 신뢰회복 총력경제위기에 대한 김대중 당선자의 인식이 하루가 다르게 바뀌고 있다. 정부 업무를 파악하는 과정에서 우리 경제가 처한 곤경의 정도가 상상이상으로 심각함을 알게 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경제난 극복을 위한 김당선자의 정책도 변하고 있다. 무엇보다 국제통화기금(IMF)협약에 대한 입장이 「후퇴」하고 있는 게 두드러진다. 김당선자는 당선 이틀만인 20일 임창렬 경제부총리로부터 보고를 받은 자리에서부터 적잖은 「감의 변화」를 겪었다. 우리의 실질적인 외환보유고, 연내 상환해야 할 단기외채의 규모등이 공개된 것 이상으로 악화해 있기 때문이다.

22일 데이비드 립튼 재무부차관등 미국측 관계자와의 회동은 김당선자가 경제 정책기조를 수정하는 전환점이 되었다. 미국측은 이날 회동에서 차기정부에 대해 IMF협약 이상의 추가적 요구사항을 제시했다. 립튼재무부차관은 『IMF협약이 불충분한 부분도 있으며, 한국이 신뢰회복을 위해 더 많은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노동시장과 관련된 정책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미국측은 이와 함께 『팔을 벌려 누구든지 들어오라는 보다 많은 개방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IMF와의 「추가 협상」을 공약해온 김당선자가 미국측으로부터 「추가 요구」를 건네 받은 셈이다.

특히 실업과 노동시장 문제는 김당선자가 확고한 원칙을 견지해온 분야이어서 새정부의 대책이 주목된다. 김당선자는 20일 임부총리에 대해 『고용보험이 확충되지 않은 상태에서 대량 해고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질적 구조조정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나 이틀 뒤 김당선자와 미국측은 『임금삭감으로 안될 때 해고는 불가피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협의 결과를 발표했다.

김당선자측은 이같은 미국측의 요구가 과거 정책에 대한 불신에서 나온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협의에 참가한 자민련 김용환 부총재, 국민회의 김원길 정책위의장은 『미국측은 김당선자가 실업문제를 강조하는 것이 구조조정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는 우려를 갖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김당선자는 일단 미국과 IMF의 신뢰를 다시 얻는 데 모든 노력을 쏟는 모습이다. 김당선자는 이날 『우리 경제를 강화시키는 유일한 길이 IMF협약을 준수하는 것 밖에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협약을 1백% 준수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고금리, 성장률등을 재조정하기 위한 추가협상에 대한 언급은 전혀 하지 않았다. 그는 이에 앞서 의원 연석회의에서 「1년반내 IMF 극복」공약을 「2년내 극복」으로 수정 했다. 김당선자는 그동안 조기 국정인수에 대해 신중한 모습을 보여왔다.

경제 문제에 관한 한 김당선자가 당선의 여운을 즐길 만한 시간적 여유가 주어지지 않고 있다.<유승우 기자>

◎김 당선자­립튼 차관 대화록/미 차관 “속히 개혁조치 취하라”/DJ “IMF협약 백% 준수”/립튼 “일자리유지 힘쓸땐 심각한결과 초래”

김대중 대통령 당선자 등 국민회의·자민련측과 데이비드 립튼 미재무차관등 미국측이 나눈 대화요지.

­김 당선자=새정부는 IMF협약을 1백% 준수할 것이다. 우리 국민과 정치권은 정부에서 선전해 온 대로 세계 11번째 경제대국으로 알고 있었다. 이제 진실을 알게 되면서 국민은 충격을 받고 그동안 정부의 선전이 허상임을 봤다.

­립튼 차관=한번 금간 신뢰를 다시 회복하는 것은 굉장히 어렵다. 한국에서 신뢰회복을 위해 더 많은 조치가 있어야 한다. 새정부의 과제로서 개혁조치를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은행 외환보유고를 보수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개방을 좀 더해서 한국 경쟁력을 강화시켜야 한다.

­김 당선자=미국의 역할이 중요하고 협력이 긴요하다.

­립튼 차관=IMF협약에는 없는 내용이고 정치적으로 중요한 문제이지만 언급하기 어려운 것이 노동시장 문제 이다. 만약 많은 사람들의 일자리 유지에 힘쓴다면 결과는 심각하다. 임금수준과 고용인력 숫자사이에는 불가분의 관계가 있어 둘다 성립하기가 불가능하다. 한가지의 희생은 불가피하다. 노동시장과 관련한 정책이 필요하고 노동계도 실업과 임금문제에 관해 얼마만큼 양보하느냐가 중요하다.

­한국측=근로자 임금억제뿐만 아니라 약간의 삭감까지 감수해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이를 통해 경쟁력을 높여야한다. 이는 정부, 기업, 노동자가 동의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경쟁력이 없어 해고하지 않으면 어려운 근로자의 해고는 불가피하다. 우리는 사태를 안이하게 보지 않는다. 외환 보유고를 보수적으로 운영하라는데 동의하며 실패를 인정한다. IMF의 계획을 「한국플랜」으로 받아들여 미래를 위해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조치를 취할 의지를 갖고 있다.

­미국측=IMF계획이 불충분한 부분도 있다. 이를 강화하는 방안에 대해 얘기할 필요가 있다. 추가정책의 이행을 통해 추가지원이 이뤄질때 결정적 신뢰회복이 이뤄지리라고 본다.

­한국측=외환위기의 심각성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알리겠다. 노·사·정 3자간의 신뢰를 이루고 이를 통한 경쟁력 회복만이 살길임을 알려 국제사회에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장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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