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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TV 동아방송 종합편집자 김은정씨(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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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TV 동아방송 종합편집자 김은정씨(인터뷰)

입력
1997.12.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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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끝난 방송녹화테이프/시간·구미 맞게 최종포장/“9∼10시간 중노동/하지만 전파타는 순간/쌓인피로 확 가셔”김은정(28·여)씨는 케이블TV 여성채널 동아방송의 종합편집 직원 30명 가운데 단연 눈에 띄는 홍일점이다.

방송의 종합편집업무는 정교한 기계와 컴퓨터 들을 주로 다루어야 한다는 점때문에 오랫동안 남성들의 영역으로 인정돼 온 것이 사실. 방송 종합편집요원 대부분이 여성들의 비선호분야인 전기·전자공학 전공자들이라는 점도 여성들의 진출이 제한돼 온 이유이다.

김씨도 사실은 91년 동국대 식품공학과를 졸업한 비전공자이다. 졸업후 4년동안 적성에 맞는 일을 찾지 못하고 방황을 하다 대학시절에 전공보다 더 열심히 했던 컴퓨터 관련 직장을 찾아낸 것이 이 일이었다. 우연히 신문에 난 안내광고에 눈이 번쩍 뜨여 관련학원에서 6개월간 기초와 「세기」를 다듬은 뒤 동아방송에 입사했다.

방송의 종합편집은 신문이나 책, 잡지 등 인쇄물의 「레이아웃」작업에 비견할 수 있는 것으로 이리저리 편집된 방송녹화테이프를 완벽하게 「포장」, 시청자들의 눈을 끌어당길 수 있도록 최종손질하는 일이다. 일반적으로 60분짜리 방송테이프를 제작할 경우 많게는 100개이상의 테이프가 필요한데 프로듀서가 이를 줄이고 줄여 100여분단위의 테이프를 만들면 이것을 갖고 종합편집자가 60분짜리 완성품으로 만들어 낸다.

이 과정에서 김씨는 영상의 색조나 모양을 다듬고 음향, 자막 등을 적절하게 섞어넣어 말끔한 「상품」으로 만들어낸다. 종합편집에 쓰이는 기계는 편집기와 오디오, VCR, 색조조정기등 대략 7가지. 이 기계들을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도록 숙련돼 있어야 한다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게다가 프로듀서가 머리속에 그린 이미지나 의도를 최대한 살려내기 위해서는 기계에 대한 숙련도 뿐만 아니라 남다른 미적감각도 지녀야 한다. 특히 훌륭한 영상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프로듀서와의 커뮤니케이션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김씨는 『평균 9∼10시간동안 녹화물을 보며 편집을 해야하기 때문에 거의 육체적 노동을 하는 「막일꾼」이나 다름없다』며 『그렇지만 방송되는 순간 화면이 만족스럽게 느껴질때면 모든 피로가 확 가신다』고 말했다.

현재 동아방송의 인기프로 「미시공화국」을 편집하고 있는 김씨는 『사실 무얼해야할지 여러가지로 고민을 하며 대학시절을 보냈고 대학졸업후에도 적지않은 시간을 방황했다』며 『열정과 감각만 갖고 있다면 방송의 종합편집일은 여성들이 도전해 볼만한 일』이라고 말했다.<정진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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