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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난제 넘으려면(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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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난제 넘으려면(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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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12.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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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대통령당선자는 당선후 첫 기자회견에서 『새정부는 철저한 경제개혁으로 국제통화기금(IMF)구제금융이 필요없게 되는 희망찬 앞날을 열 것이다』고 했다. 그의 말대로 새정부의 최우선과제는 IMF경제체제의 조기 졸업이다. 우리가 여기에 성공한다면 21세기 세계경제무대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제2의 경제기적을 이룩하는 것이다. 그러나 실패한다면 우리는 멸시받는 빈곤과 좌절의 채무국으로 전락하게 된다. 나라와 민족의 명운이 IMF체제의 극복여하에 달려 있는 것이다.김대통령당선자는 선거기간중 『나를 대통령에 뽑아 준다면 1년6개월안에 IMF체제를 졸업시키겠다』고 했다. 그렇게만 될 수 있다면 그는 반세기만에 이룩한 정권교체의 정치기적에 버금가는 위업을 경제에서 이룩하게 되는 것이다. 원하든 원치 않든 김대중정부의 평가는 IMF체제를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좌우될 것이다. 그는 「대중경제론」을 펴낼 정도로 경제에 밝고 또한 선거기간 중에도 「준비된 대통령」임을 누누이 강조해 왔다. 그러나 브라운관의 경제정책과 현실경제정책 사이에는 책임, 영향등에서 엄청난 차이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이제 이 나라경제는 또 다른 5년간의 시행착오를 허용할 여유가 없다.

○문제의 냉철한 진단부터

현재의 경제위기와 IMF의 기본협약이 어떠한 상황이고 뭣을 의미하는지를 명확히 파악해야 할 것이다. 정부 안팎에서 이에 대해 정확한 이해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 심지어 주무부서인 재정경제원에서조차 경제가 난파, 본격적으로 침수하고 나서야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지 않았던가. 지금도 정확히 알고 있다고 할 수 없다. 우리 경제뿐만 아니라 동남아, 심지어 일본경제까지도 통화, 금융대란에 휘말려 있어 더욱 이해하기 어렵고 복잡하다.

우리 경제위기는 한마디로 경제의 거품에서 빚어진 것이다. 정부·기업·소비자·근로자 등 각 경제주체들이 각자 나름대로 시행착오와 과오를 범했다. 정부는 경제개혁추진에 실패했다. 정경유착, 관치금융이 살아 있었다. 감독도 철저히 하지 못했다. 기업의 주축인 재벌그룹들은 중복투자·과잉투자·차금경영·문어발경영 등 개발연대의 경영체제를 고수해 왔다. 소비자들은 과소비를 구가했다. 노조들은 무리한 임금인상의 쟁취 등 집단이기주의 화신이 됐다.

처방은 달리 없다. 우리나라 경제에 대한 신뢰를 회복시켜 해외돈이 되돌아오게 하는 일이다. 우선 IMF의 기본합의서를 충실히 이행하는 수밖에 없다. 김대통령당선자가 당선 기자회견에서 『IMF와 현정부가 합의한 사항은 충실히 지킬 것이다』고 한 것도 우리측의 이행 여부에 불안해 하고 있는 IMF측과 미국측을 안심시키기 위한 것이다. 적절한 발언이라 하겠다.

○위기는 실기에서 왔다

문제는 IMF기본합의서가 우리 경제체질에는 너무 엄격하다는 것이다. 김대통령당선자가 「재협상하겠다」고 했다가 IMF와 미국측에 공연한 오해를 사는등 물의를 일으킨바 있지만 기본합의서를 충실히 이행하면서도 문제가 있는 것은 상호간의 실무협의나 정책협의를 통해 수정하는 것이 관계자들 모두에게 바람직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금융기관구조조정, 자본시장조기개방, 기업인수 합병(M&A), 기업지배구조 및 기업구조조정, 노동시장구조개혁 등 주요합의사항은 우리 경제체제·제도를 근본적으로 개혁하는 것이다. 미국은 경제성장을 성공적으로 결과했던 일본식 자본주의체제를 시장경제에 뿌리를 둔 미국식 자본주의체제로 전환시키자는 것이다. 체제의 전환, 그것도 지축을 뒤흔드는 개혁인데 1년미만의 단시일안에 이룩해야 한다는 것이다. 고민은 미국식체제가 완벽하지 않다는 데 있다.

김대통령당선자는 지금부터라도 IMF협약이행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정책입안에서부터 집행에 이르기까지 현정부에 힘을 실어주고 협조해 줘야 한다. 새정부가 IMF체제를 승계하기 때문이다. 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 경제위기가 이 지경에 이른 것도 몇번의 실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재경원이 시장경제여건이 조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시장경제에 집착했던 것이 첫번이고 이번 IMF구제금융공여결제때 해외자금퇴출이 멎어 주지 않은 것이 두번째이다. 김대통령당선자가 세번째 기회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밀월기간을 놓치지 말라

IMF 및 미국, 일본 뿐 아니라 국내여론도 그에게 호의를 보이고 있다. 소위 대통령당선자와 「밀월」을 유지하려는 것이다.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으면 한다. 우리나라와는 여건이 다르지만 레이건 대통령도 취임 100일안에 세금인하·작은정부·규제완화 등 「레이거노믹스」(레이건공급사이드경제학)입법을 관철시켰다. 레이건 행정부의 주요입법은 이 기간안에 대부분 이뤄졌다.

IMF협약을 이행하자면 이익집단간의 이해조정이 필요한 것이 많다. 금융구조조정·기업구조조정·노동시장구조개혁·기업M&A등 모든 사안에 이해집단의 사활적 이해가 관련돼 있다. 현정부의 힘만으로는 관철이 어렵다. 김대통령당선자의 정치적 리더십이 요구된다. 잘못하면 정식 취임도 하기전에 그의 권위와 영향력에 상처를 입을 위험도 없지 않다. 그렇다고 외면만 할 수도 없는 것이다. IMF협약으로 역량이 일찍 시험대에 오르게 된 것 같다. 정부·기업·근로자·소비자 등 모든 경제주체들이 적극 협력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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