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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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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7.12.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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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절이 눈 앞에 다가와도 거리에서 캐럴송을 듣기 힘들다. 해마다 연말의 밤거리를 화려하게 꾸며 주던 오색전구의 반짝이는 불빛도, 사람의 물결도 크게 줄어들었다. 국제통화기금(IMF)체제하의 위축된 사회분위기가 겨울의 도시를 더욱 삭막하게 만들고 있다. ◆문제는 이같은 분위기가 IMF체제의 서막에 불과할 뿐 혹독한 IMF의 한파를 절감하기엔 아직 멀었다는 것이다. 대통령 당선자가 확정되기까지 흥분으로 밤을 샌 국민들에게 안겨진 선물은 17%나 오른 휘발유값과 22.5%나 뛴 도시가스료등 물가인상 소식이었다. 새해부터는 휘발유등 유류값이 또 오르고 전기료도 인상된다. ◆밀가루나 사료등 각종 원재료의 수입가도 오를게 뻔해 생필품과 음식값의 인상도 불가피하다. 시중에서는 휘발유값과 달러환율이 같이 움직이자 휘발유값이 곧 2천원선에 다다를지도 모른다고 우려하고 있다. 서민생활의 가장 큰 도둑인 물가오름세가 기승인데도 잡을 방법이 없는 셈이다. ◆이런 와중에 고아원 양로원등엔 그나마 온정의 발길이 뚝 끊어지고 있다는 소식이다. 기업체는 물론 새 선거법에 따라 정치권의 성품마저도 사라졌다는 이야기이다. 후원자였던 한 중소기업사장이 IMF한파로 부도가 나 그 집 어린애들마저 떠맡게 되었다는 어느 보호시설원장의 사연이 가슴 아프다. ◆본격화하기 시작한 IMF의 고통을 피할 뾰족한 방법은 없다. 고통을 국민 모두가 분담해서 그 정도를 누그러뜨리고 가볍게 하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일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어렵더라도 불우이웃에 대한 배려와 관심을 버릴 수는 없다. 어려울 때일수록 인정을 나누는 미풍마저 잃지는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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