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력좋고 대주주지분 적은 유망업체 관심/환율 불안정·비정상 회계로 지금은 관망중기업사냥꾼은 돈을 무기로 취약한 기업을 사냥하는 사람 또는 집단을 말한다. 이들은 기업인수·합병(M&A)을 전문으로 하는 투자가들로 통상적인 주식거래 보다는 다소 변칙적인 방법으로 기업을 잡아먹는다.
이들은 수백가지의 방식을 써서 목표 기업을 공략하고 기업을 인수하거나 상응하는 이득을 취하지만 공략에 실패해 피해를 보는 경우도 적지않다. 제너럴 일렉트릭, 필립모리스, 모건그룹 등 유명한 다국적 기업의 회장이나 경영진도 기업사냥꾼으로 알려져 있다.
또 외국의 경우 M&A 전문회사들도 기업사냥꾼으로 활동한다. 대형 투자은행에서 M&A 업무를 하던 전문가들이 설립하는 경우가 많은데 소수 인원으로 운영되지만 거래 규모는 대형인 파워집단이다. 미국에서는 콜버트, 크래비스, 로버츠 등 3명이 설립한 KKR이라는 회사가 대표적이다. KKR은 88년 담배와 과자 등을 생산하는 RJR 나비스코를 무려 250억달러에 매수하면서 유명해졌다.
기업사냥꾼들은 목표 기업을 M&A를 통해 인수한 뒤 자산가치를 높여 팔거나 조각조각 분할 매각, 이윤을 추구한다. 이들은 때로 5%정도의 주식만을 매입, 영향력을 확보한 뒤 기업경영자에게 프리미엄을 얹어 환매를 요구하는 방법(그린메일)을 쓰기도 한다.
이들이 주로 노리는 사냥감은 대주주의 지분율이 낮은 기업, 자본금 규모가 적은 기업, 주식가치에 비해 자산가치가 높은 기업, 기술 및 신제품 개발능력이 뛰어난 기업 등이다. 기업 사냥꾼들이 활개를 치면 기존 기업의 경영진들은 안정지분 확보를 위해 엄청난 정력을 낭비하게 된다.
프론티어 M&A의 성보경사장은 『한국의 기업사냥꾼은 대부분 기업가나 사채시장 전주들로 주로 대리인을 내세워 암약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아직 국내에 외국인 기업사냥꾼들의 활동이 두드러지지는 않지만 최근 적지 않은 수가 입국해 시장조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아시아 M&A 조효승대표는 『우리나라는 주식가격이 매우 낮은데다 일본보다 투자비가 싼데 비해 기술력도 괜찮기 때문에 외국 기업사냥꾼들이 많은 관심을 갖고있다』며 『특히 기업사냥꾼들은 한국을 동아시아 진출의 거점으로 만들겠다는 의도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극단적인 경우 기업사냥꾼들이 한국의 금융기관을 공략, 장악한 뒤 유망기업에 대한 자금을 급격히 회수해 부도를 낸 뒤 부도기업을 즉시 M&A 하는 방식도 나올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한다.
이들이 국내시장을 공격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반론이 없지 않다. 우리나라 기업 풍토에서는 한두개 기업이 기업사냥꾼들의 표적이 된다 하더라도 다른 대기업들이 일제히 도와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일본의 경우도 미국 기업사냥꾼들이 들어왔다가 폐쇄적인 기업문화 때문에 실패하고 되돌아 갔다.
쌍용증권 제해진 M&A팀장은 『기업사냥꾼들은 위험도와 이윤에 대한 철저한 분석을 한 뒤 들어온다』며 『우리의 경우 환율변동폭이 너무 큰데다 회계가 비정상적이라서 기업사냥꾼들도 관망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조재우 기자>조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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