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료품·에너지·교통비 등 안오르는 게 없어/내년 월 10만∼13만원 지출부담 늘어날듯봉급생활자인 남편과 두 자녀를 둔 주부 김모씨는 요즘 내년 살림살이 걱정에 한숨이 절로 나온다. 「IMF 물가고」가 벌써부터 가계를 짓누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최근 밀가루·설탕·커피값이 두자릿수로 껑충 뛰어오르더니 아이들에게 먹이는 우유 야쿠르트 빵값등도 조만간 줄지어 오를 것이란 소식이다. 더욱이 20일 아침엔 휘발유값이 며칠사이에 무려 3만8,000원(월평균기준)이나 오르고 내년초부터 전기료 가스료도 대폭 오른다는 기사를 접했다.
25평형 아파트에 사는 김씨는 내년에 허리띠를 졸라매더라도 물가인상만으로 가계지출부담이 지난 11월에 비해 최소한 10만∼13만원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우선 가스 전기 휘발유등 에너지비용이 3만8,473∼4만8,040원 늘어난다. 승용차(1,500㏄소형차)에 들어가는 휘발유값이 19일 ℓ당 160원 오른데 이어 내년 1월부터 ℓ당 52원 또 오를 예정이어서 기름값만 지난 11월에 비해 2만9,282원(월평균) 늘어난다. 중형차(2,000㏄)라면 3만8,160원이 오른다. 여기에 도시가스료가 20일부터 22.5%(서울기준) 오르고 전기료가 내년초 6.5% 오르면 가스·전기료 지출이 9,191∼9,880원 늘어난다.
식료품값 인상도 만만치 않다. 환율급등의 영향으로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밀가루 설탕 커피의 가격이 최근 각각 50%, 40%, 12%가량 오른데 이어 사료값 인상으로 내년초엔 우유 야쿠르트 등 유제품류가 10∼15%, 밀가루값 인상으로 빵값이 15∼20% 오를 전망이어서 쌀·보리 고기 야채류등을 제외한 식료품비만 최소한 1만∼2만원가량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 기름값 인상으로 목욕료도 연쇄인상되고 음식값도 식료품·기름값 인상에 영향을 받아 오른다면 이 부분에서도 최소한 1만∼2만원 가량 지출이 늘어난다.
더욱이 정부가 학원·강습소에 부가가치세(10%)를 새로 부과하기로 함에 따라 업소들이 이를 학원·강습비에 전가할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되면 중학교에 다니는 아이의 학원비도 3만∼5만원가량 오를 것에 대비해야한다.
여기에 항공료 고속·시외버스료가 각각 18.2∼19%(내년 1월15일부터), 8∼10% 오르고 유가인상으로 시내버스·택시·지하철요금도 인상될 조짐이어서 교통비 부담도 크게 늘어날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인상된 가격들이 내년초이후 또다시 오르고 다른 품목들도 인상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환율급등으로 환차손이 누적된 식료업계나 정유업계가 추가인상을 실시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또 국제통화기금(IMF)과의 협약에 따라 공공기관에 대한 정부 재정지원을 축소키로 돼 있어 학교납입금 상하수도요금 철도요금 의료비(의료보험수가) 등의 인상 가능성도 있다.
그런데도 김씨의 남편은 『최근 회사사정이 어려워 연말보너스를 못받을 것같다. 회사에서 쫓겨나거나 봉급을 깎이지 않으면 다행』이라고 말한다. 김씨는 『물가는 뜀박질하는데 임금은 제자리걸음만 한다면 내년에 물가인상때문에 봉급의 10%가량을 깎이는 셈이다』이라고 하소연했다.<유승호 기자>유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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