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수능 고득점 감동 2제/“역경 클수록 더 값진 땀의 결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수능 고득점 감동 2제/“역경 클수록 더 값진 땀의 결실”

입력
1997.12.21 00:00
0 0

◎소녀가장 김혜령양『주위 분들의 도움으로 합격한 만큼 열심히 공부해 베푸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20일 발표된 서울대 학교장추천입학 전형에서 수능시험 3백63.5점으로 공과대 기계우주항공 계열에 합격한 서울 숭의여고 3학년 김혜령(17)양은 선생님들부터 찾았다. 형편이 어려운 김양의 대학등록금 모금에 나서 2백여만원을 모은 교사들은 김양의 등을 두드리며 축하했다.

김양은 초등학교 1학년때 부모가 이혼, 할머니 서금순(63)씨를 모시고 여동생 혜진(14·숭의여중3)양을 뒷바라지해온 소녀가장. 허름한 9평 아파트에서 설거지와 빨래를 하고 동생 도시락을 챙겨주면서 공부를 해야 했다. 화장품과 보험 외판을 나갔던 할머니 서씨는 『혜령이 만큼 착한 아이가 또 있을까』라며 눈물을 훔쳤다.

김양은 오로지 학교수업 만으로 전교 수석을 유지했던 수재. 예·복습을 철저히 하고 위성TV를 보면서 미진한 부분을 채웠다. 휴식시간에는 모르는 문제를 들고 교무실로 선생님들을 찾아다녔다. 중2때 모형항공기대회에 참가한후 우주공학에 관심을 갖게됐다는 김양은 『우주의 신비를 파헤치는 과학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이동준 기자>

◎뇌성마비 이재호군/손·발 못써도 “희망은 가슴가득”/휠체어등하교 아버지사랑 큰힘

수능시험에서 3백44.7점을 얻은 인천 동구 만석동 대건고 3년 이재호(19)군은 선천성 뇌성마비로 양발과 오른손을 사용하지 못하지만 보통 학생들보다 더 밝고 희망에 차 있다.

인천항운노조에 다니던 아버지 동희(51)씨는 하루도 빠짐없이 휠체어를 밀어주며 등하교를 시켜주었다. 이씨는 92년 허리를 다쳐 직장을 그만두었다가 지난 7월부터 빌딩 주차관리원으로 일하고 있다.

학교측도 이군을 위해 3학년 전체 교실을 4층에서 2층으로 옮기고 좌변식 화장실을 만들어 주었다. 주위의 사랑과 배려에 보답하는 길은 좌절하지 않고 밝고 열심히 사는 것이라고 이군은 생각하고 있다. 특수교육대상자 지원이 가능한 연세대나 서강대의 컴퓨터 관련학과에 진학, 전문기술을 익힌 뒤 작가가 되는게 꿈이다.<인천=황양준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