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애증의 YS­DJ 관계 재정립/김 대통령­김 당선자 회동 의미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애증의 YS­DJ 관계 재정립/김 대통령­김 당선자 회동 의미

입력
1997.12.21 00:00
0 0

◎“김 대통령이 국정책임자” 분명히/YS 사면의향에 DJ 적극지지/국빈예우로 김 당선자 맞아김영삼 대통령과 김대중 대통령 당선자는 20일 청와대 2층 백악실에서 1시간 5분동안 오찬 회동을 가졌다. 현직 대통령과 차기 대통령은 회동에서 위기에 처한 나라를 구하기 위해 함께 전력을 기울이기로 다짐했다. 이날 만남은 「영원한 경쟁자」이자 「평생 동지」였던 두 정치인이 서로의 관계를 다시 한번 재정립하는 자리가 되기도 했다.

회동이 진행되는 동안 김대통령은 홀가분한 듯 담담한 표정이었고, 김당선자는 긴장한 듯 시종 굳은 표정이었다고 배석자들은 전했다.

회동이 끝난 뒤 김대통령과 김당선자는 신우재 청와대 대변인과 정동영 국민회의 대변인을 불러 합의한 6개항을 구술했다. 합의사항은 처음 김대통령이 구술을 시작했으나 김당선자가 곧바로 『내가 정리했으니 내가 말하지요』라고 이어 받아 대부분을 구술했다.

김당선자는 합의 내용과 관련, 『내년 2월25일까지 국정의 책임자는 김대통령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다고 정대변인이 전했다. 정대변인은 『특히 국민에게 진실을 밝히고, 정부의 솔선수범을 통해 대국민협력을 구한다는 내용은 오늘의 난국이 피할 수 있었던 인재였다는 점을 김당선자가 분명히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김당선자의 입장은 국정 운영에 협력은 하되 취임 때까지 책임의 한계는 분명히 선을 긋겠다는 뜻인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전·노 사면과 관련, 양측은 김대통령이 먼저 사면 의향을 표시하고, 김당선자가 이를 지지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김당선자는 청와대 회동에 앞서 『이제 지역갈등, 계층갈등을 넘어서는 국민통합을 통해 국민의 에너지를 결집해야 한다』면서 『잘못된 정치는 용납해서는 안되지만 사람을 해치지는 말아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전·노사면에 대한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다.

한편 김대통령과 김당선자는 회담장을 나서며 성탄절이후 부부동반으로 저녁 식사를 함께 하기로 했다고 대변인들에게 말했다. 두 사람이 갈등관계에서 벗어나 동반자 관계로 복원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말해주는 대목이다.

김대통령은 이날 상오 11시56분 본관 2층 집무실에서 내려와 1층 로비에서 김당선자를 기다렸다. 김당선자의 승용차는 청와대 경호팀의 경호 아래 청와대 현관 앞까지 올라섰다. 외국 국가 원수들이 국빈방문할 때와 같은 예우로서 김당선자의 위상변화를 실감케 했다. 불과 1주일전 4자 회동 당시 김당선자는 현관밖 계단에서 내려 정무·의전수석의 안내를 받고 회담장에서 대통령을 기다렸다.

김당선자가 현관문을 들어서자 김대통령이 다가서 악수하며 『다시 한번 축하합니다』라고 축하 인사를 했고, 김당선자는 『감사합니다』라고 화답했다. 오찬장인 백악실에서 김대통령은 원탁 중앙에, 김당선자는 오른 쪽에 자리를 잡고, 날씨를 화제로 환담했다. 김대통령이 『처음에는 굉장히 추웠는데, 날씨가 따듯해 좋습니다』라고 말을 건네자, 김당선자는 『작년 국회의원 선거 때는 4월인데도 춥고, 바람도 불고, 비도 오고 했습니다』라고 말했다. 김대통령이 92년 대선 때를 상기한 듯 『인파를 헤치고 연단까지 가는 것도 힘듭디다』라고 하자, 『TV연설도 있고 해서 이번 선거는 아주 다른 것같습니다』라고 김당선자가 대답했다. 오찬은 배석자 없이 생선 매운탕을 메뉴로 1시간 5분동안 진행됐다.<손태규·유승우 기자>

◎6개 합의사항/전문

김영삼 대통령과 김대중 대통령당선자는 20일 낮 청와대 회동에서 국제통화기금(IMF) 합의사항 이행을 위한 국정협력 등 6개항에 합의했다. 다음은 신우재 청와대 대변인과 국민회의 정동영 대변인이 발표한 6개 합의사항 전문이다.

1.김영삼 대통령의 임기중 국정에 대해 양인이 적극 협력해 정국안정과 국정수행에 추호도 차질없도록 공동 노력한다.

2.IMF협정을 차질없이 성실하게 이행하기로 다짐하고 이를 계기로 우리 경제의 체질을 개선, 재도약을 기한다.

3.국정의 돌아가는 상황에 대해 국민에게 언제나 진실을 바르게 알리고 정부가 모든 일에 솔선수범해 국민의 적극적 협력을 구하기로 한다.

4.김대중 당선자측이 정권인수위원회를 구성하면 정부는 이를 적극 지원, 순조롭게 정권이양이 되도록 한다.

5.경제의 긴급한 중요성에 비춰 양측 동수로 6명씩 위원회를 구성, 경제의 안정적 발전에 공동 노력한다.

6.김영삼 대통령은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대통령을 사면, 복권하겠다는 의향을 표시했고 김대중 당선자는 이를 지지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