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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는 한국에 무얼원하나/김만제·정인용 전 부총리 대미로비 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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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는 한국에 무얼원하나/김만제·정인용 전 부총리 대미로비 결산

입력
1997.12.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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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성 확보와 규제철폐통한 신뢰회복 급선무”『달러는 많지만 선뜻 투자하기에는 아직 한국을 믿지못하겠다』

전세계의 돈줄을 쥐고 있는 뉴욕 월가의 「큰손」들이 이렇게 입을 모았다. 이들은 장기적으로는 한국의 경제에 대해 『기초가 단단해 투자가치가 있다』며 낙관하고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국제적 신인도를 회복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한국 정부에 주문했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구체적 금융개혁 프로그램을 하루빨리 마련, 국제사회에 제시하고 이를 강력히 실천할 의지를 보여달라고 요청했다.

외국 투자가들의 이같은 주문은 17일∼19일 사흘동안 사실상의 대통령 경제특사로서 월가에 대한 금융외교에 나섰던 김만제·정인용 두 전직 경제부총리에게 전달됐다.

두 사람은 미국방문중 빌 맥도너프 뉴욕 연방준비제도(FRB)의장, 조지 소로스 소로스펀드회장, 프랭크 뉴먼 뱅커스트러스트회장, 존 코진 골드먼삭스 회장, 데릭 모건 살러먼 브러더스 회장, 존 맥 모건 스탠리 회장, 그리고 씨티은행 JP모건 체이스맨하탄등 주요 은행 간부들과 만남을 가졌다. 이번 활동에 대해 월가의 금융인들은 『한국의 상황을 보다 잘 이해할수 있게돼 유익했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맥도너프 뉴욕FRB의장은 『내년초부터 월가의 거물들을 15∼20명씩 모을테니 한국측 인사들과 그룹미팅을 갖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이번 특사활동을 주선한 워싱턴의 법률회사 에이킨·검프소속 김석한 변호사에 의하면 이들이 한국에 바라는 첫번째 주문사항은 민간부문의 투명성이었다. 한국의 기업에 투자를 하고싶어도 연결재무재표가 없는탓에 도대체 빚이 얼마인지, 자산이 얼마인지 알수없다는 것이다.

이어 정부에 대해서는 금융에 대한 정부의 개입과 규제를 철폐할 것을 주문했다. 이들은 최근 이자율 및 외환거래 주식 채권시장의 개방, 부실은행에 대한 지원금지 등 시장의 원리를 도입한 한국 정부의 조치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이같은 자유화조치가 더욱 확대되기를 기대했다. 이들은 『시장의 문을 열면 돈은 더많이 들어오고 이와 함께 선진적 금융기술도 들어온다』고 말했다. 또 이같은 개혁을 위한 정치권의 의지가 중요하다며 『그런 의미에서 김대중 당선자의 첫 회견은 고무적이었지만 앞으로 이를 끌고나가는 모습을 보여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월가의 금융인들은 이와 함께 『이같은 개혁이 당분간은 고통스럽더라도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한국민들에게 당부했다. 그중에서도 특히 노동계층의 참을성이 중요하며 기업인들도 변화를 수용하는 태도를 가져야한다고 지적했다.<워싱턴=신재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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