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기업 정보루트 없는/소액투자자들엔/득과 실 둘다 가능성『소문에 사서 뉴스에 팔라』는 증권가. 기업의 인수·합병(M&A)에 대한 소문은 주가를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테마의 하나다. M&A 소문에 따라 사자 팔자 주문이 몰리고, 개별 종목의 주가가 오르락내리락한다. 증권맨들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정보 중에는 「A사가 외국인 자본의 타깃」 「B재벌이 C회사 인수·합병 추진중」 등 M&A와 관련된 내용이 끼어 있기 마련이다.
IMF 구제금융 이후 산업구조조정과 외국인 자본에 의한 M&A가 활발해지리라는 전망에 대해 증권 전문가들은 『중·장기적으로 증시에 호재』라고 분석하고 있다. 기업 거래가 이루어지는 주무대가 주식시장인 만큼 수요가 늘어나 증시 활성화에 도움이 되리라는 것이다.
특정 기업에 대한 M&A가 표면화 해 장내 공개매수에 들어갈 경우 이 기업의 주가가 오르는 현상은 일반적이다. 지난 10월말 미국 P&G사가 쌍용제지 인수에 합의한 뒤 공개매수를 공시했을 때 쌍용제지의 주가는 2만6,000원선에서 2만8,000원으로 단숨에 뛰어올랐다. 공개매수가격은 1주당 3만1,750원.
당시 주식시장은 600선 붕괴에 이어 500선을 위협하는 하락세였음에도 불구하고 매수기간동안 쌍용제지의 주가는 한때 3만1,200원까지 오르는 등 꾸준히 상승세를 탔다. P&G가 M&A에 완전히 성공한 11월말 이후에도 증시 폭락은 계속됐지만 쌍용제지는 2만5,000원 이상의 주가를 유지했다.
당장은 우리나라 주식시장이 극심한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주가 차별화가 심해지리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삼성증권 정일영 국제영업팀장은 『M&A의 표적인 종목은 「말리지 못할 정도로」 주가가 치솟고, 다른 종목은 여전히 침체를 못 벗어나는 현상이 빚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주가지수가 300∼400대에서 머물 정도로 증시가 위축됐는데도 SK텔레콤 등 「M&A 타깃」설이 도는 일부 주식은 꾸준히 상승세를 타고 있다.
M&A가 장기적으로 증시를 활성화해도 소액투자가들에게는 득과 실의 가능성이 둘다 높기 때문에 「양날의 칼」과도 같다. 전문적인 정보루트가 없는 한 개인투자가가 특정 기업의 M&A 정보를 사전에 알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설혹 루머에 접했다고 해도 이미 공개됐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섣불리 달려드는 것은 위험천만이다. 때문에 소액투자가들은 M&A 종목으로 단기 차익을 노리기보다는 장기투자의 관점에서 접근하라고 전문가들은 충고하고 있다.<김경화 기자>김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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