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세확장 ‘미니정당’ 탈피 우선과제이인제 국민신당후보는 이번 대선에서 3위로 패배함으로써 자신이 표방한 「세대교체 혁명」을 이뤄내는데는 실패했다. 그러나 이후보를 비롯한 국민신당 당직자들의 표정은 그리 어둡지는 않았다. 오히려 조직과 자금의 열세에도 불구하고 얻어낸 492만여표(19.2%)를 기반으로 정치적 활로를 모색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보였다. 특히 이회창 후보가 승리했을 경우 「경선불복」 등 거센 비판으로 입지를 찾기가 어려웠겠지만 김대중 후보가 당선됨으로써 새출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판단하고 있는 듯하다.
이후보의 미래에 대해서는 낙관론과 비관론이 엇갈리고 있다. 당관계자들은 『세대교체는 결코 실패한 것이 아니라 절반의 성공을 거두었다』고 주장했다. 이후보는 자신의 향후진로에 대해 『앞으로 당체제를 정비, 내년 5월 지방선거에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신당은 원내의석이 8석에 불과하지만 지방선거를 계기로 당세를 확대한다는 복안이다. 우선 한나라당이 머지않아 내분을 겪을 것으로 전망하고 그 과정에서 민주계와 소장파의원들을 상대로 영입교섭을 벌인다는 방침이다. 당관계자들은 이후보와 박찬종 선대위의장 등을 중심으로 지방선거를 치를 경우 부산·경남, 인천·경기, 강원, 충청권 등에서 선전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이후보는 김대중 대통령당선자와의 관계에 대해 『국난극복을 위해서는 초당적으로 협력하겠지만 집권당과 연대할 의사는 전혀없다』고 말했다. 김당선자와 협력과 경쟁관계를 설정, 건전한 야당위상을 확보함으로써 차기대권 재도전의 유리한 고지를 모색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후보의 앞날이 그리 밝지만은 않다. 우선 당세를 확장하고 당체제를 정비하는 문제다. 만일 한나라당의 내분이 조기에 가시화하지 않아 현역의원의 추가영입에 실패할 경우 국민신당은 「미니정당」으로 전락할 가능성도 있다. 대선과정에서 비대해진 중앙당 규모를 축소하고 대선전에 약속한 상향식 민주정당체제를 갖추어야 한다. 기성정당과 똑같은 방식으로 당을 운영할 경우 3김정치에 식상한 유권자들로부터 지지를 얻기가 쉽지않기 때문이다. 이와함께 「이인제 출마가 결과적으로 DJ당선을 도왔다」는 정치권 일각의 비판적 여론도 그가 넘어야할 과제다. 이후보와 이만섭 총재, 박찬종 선대위의장 등 당지도부 인사들간의 화합을 이루는 것도 빼놓을 수없는 과제이다.<김광덕 기자>김광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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