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투사가 경제투사 책무”전세계의 주요 통신과 신문·방송은 19일 국민회의 김대중 대통령후보의 당선확정을 긴급뉴스로 전한 뒤 현지반응과 당선자 소개를 속속 내보내는 등 비상한 관심을 보였다. AP통신은 김당선자가 71년 첫 대권 도전이후 26년만에 대통령에 당선됨으로써 3전 4기에 성공했다면서 『당선자는 그러나 승리를 만끽할 시간이 많지 않으며 경제회생을 위해 신속히 발 벗고 나서야 한다』고 전했다. AFP통신 등도 「역사적인 정권교체」에 무게를 둔 뒤 『민주투사였던 김당선자는 이제 유사이래 가장 어렵다는 경제난국을 극복해야 하는 무거운 책무를 안게 됐다』고 보도했다.
◎미 “첫 정권교체… 경제회생 부담”
미국 언론들은 18일(현지시간) 김후보의 당선은 한국 역사상 처음으로 야당이 집권에 성공했음을 의미한다고 보도했다. 언론들은 또 당선자가 국제통화기금(IMF) 긴급지원 패키지에 따라 인기없는 조치를 취해야 하는 등 난제들을 눈앞에 두고 있다면서 새 정부의 경제위기 대처방향을 집중분석했다.
CNN 방송은 득표상황과 전문가 대담 등을 내보내다 당선자가 확정되자 『한국경제가 IMF로부터 570억달러의 구제금융을 받게 된 상황에서 당선자의 주요 책무는 경제회생이 될 것』이라고 논평했다.
ABC방송은 새 대통령이 경제재건을 위해 세금인상과 정부지출 축소 등의 정책을 추진해야 할 것이라면서 이 과정에서 실업예방이 주요 과제로 대두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NBC방송도 『한국민들은 세계 11위의 국가경제가 흔들린 것을 크게 우려해왔다』면서 당선자의 경제정책에 관심을 보였다. 뉴욕 타임스 등 주요 신문들도 19일 『이번 선거는 7년반을 감옥과 가택연금속에서 지낸 군사정권의 희생자인 김당선자의 승리로 끝났다』면서 『한국 국민들은 일종의 민주혁명을 일궈냈다』고 전했다.<워싱턴=정광철 특파원>워싱턴=정광철>
◎일 “어업분쟁 등 현안해결 기대”
일본 신문과 방송들은 김후보의 당선으로 사상 첫 여야 정권교체가 이뤄졌다고 대대적으로 보도한 뒤 당선자가 한일관계를 포함, 국내외 난제들을 풀어가는데 강력한 지도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요미우리(독매) 아사히(조일) 마이니치(매일) 등 주요 신문들은 한국이 IMF의 지원을 받는 처지로 전락한 심각한 경제위기에 대한 국민의 불만이 결국 정권교체를 선택하는 쪽으로 기울었다고 선거결과를 풀이했다. 한일관계에 대해서는 김당선자가 「지일파」로 양국 관계개선에 의욕을 보여왔다는 점에서 독도영유권과 어업협정체결, 과거사 인식 등 현안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김당선자가 남북대화 재개 등을 강조해왔기 때문에 남북대화가 한층 빨라질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일본과 북한간 국교정상화 교섭재개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도쿄=김철훈 특파원>도쿄=김철훈>
◎불 “민주사 새 장” 영 “신의 선택” 러 “인간승리”
프랑스 르 피가로는 19일 이번 대선은 한국 헌정사상 가장 투명한 선거였다면서 청와대의 새 주인은 당장 금융외환 시장의 붕괴를 저지하기 위해 「전선」에 뛰어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르 몽드는 선거결과가 정부수립 이후 가장 큰 정치적 변혁을 의미한다면서 김당선자가 연륜이 짧은 한국의 민주주의사에 새로운 전기를 이룩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영국 BBC TV도 18일(현지시간) 김당선자가 반체제인사에서 대통령이 되는 위대한 승리를 일궈냈다면서 『신은 단식투쟁과 옥고, 다섯 차례나 되는 암살시도를 이겨낸 그의 편에 있었다』고 전했다.
이밖에 러시아 공영 제1TV 등 주요 방송도 김후보의 대통령 당선은 고난과 시련을 딛고 일어선 인간승리의 드라마라고 보도했으며 중국 신화통신, 태국과 홍콩 등 동남아 언론들도 대선 결과를 관심있게 보도했다.<파리=송태권 특파원·외신="종합">파리=송태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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