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은 득실따지기 분주/특혜나 차별 줄어들 것 기대재계는 새롭게 열린 DJ시대를 맞아 나름대로 득실을 따지면서 대응전략을 모색하느라 분주한 하루를 보냈다. 경제단체들은 단체의 입장에 따라 표정이 엇갈렸고 대기업들은 향후 선보이게 될 새 정부의 재벌정책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우선 경제단체들은 김대중 당선자가 평소 친중소기업적인 마인드를 피력한 만큼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가 고무된 표정인 반면 30대 그룹의 입장을 대변해온 전국경제인연합회와 노사관계를 현안으로 하는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우려감을 감추지 못했다.
기협의 한 관계자는 『김당선자의 평소 공약에 따라 피부에 와닿는 정책이 나올 것』이라며 『김당선자의 당선을 계기로 중앙정부의 정책부서나 기협중앙회의 위상에도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피력했다.
한국무역협회도 향후 개미군단의 수출이 활기를 얻어 기초가 튼튼한 수출구조로 발전할 것이라는 쪽으로 위안을 했고 중소기업회원이 많은 대한상공회의소는 중소기업중시정책에 기대를 걸면서도 기협과의 업무중복, 회비문제 등을 우려하는 눈치다.
반면 전경련과 경총은 상대적으로 걱정스러운 입장이다. 전경련의 관계자는 『중소기업도 중요하지만 경제발전을 주도해온 대기업의 중요성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총은 정리해고에 대한 반대입장은 물론 노조전임자 임금지급 공무원노조허용 등 김당선자의 노동정책이 노동자쪽에 비중을 둔 점을 우려하면서도 성장제일주의자가 많은 자민련과 연대했다는 점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대기업들은 김당선자의 재벌정책 향배에 따라 향후 재계판도가 크게 바뀔 것으로 전망하고 지역연고와 친소관계를 중심으로 득실따지기에 분주했다.
재계는 김당선자를 중심으로 친소관계를 따지는 것 자체를 자제하는 분위기지만 일부 기업들이 이날 증시에서 주가가 폭등하는 사태 등에서 볼 수 있듯 재계주변의 호사가들은 DJ시대를 맞아 잘나갈 기업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일단 기아 금호 해태 대상 쌍방울 등이 대표적인 호남기업. 호남지역을 주력사업장으로 두고 있는 한라 등도 거론되고 있다. 실제로 기아그룹은 김당선자가 제3자인수에 반대했던 만큼 정부가 약속한 지원이 조속히 이뤄지기를 기대한다는 입장이고 김당선자의 본거지인 목포에 대규모투자를 했던 한라도 선거결과에 상당히 기대감을 가지는 눈치다.
그러나 이들 기업 대부분이 자금난으로 좌초된 입장이어서 오히려 연고기업이라는 부담감이 그 처리방향을 반대로 끌고갈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빅4의 입장도 엇갈린다. 문민정부에서 승용차사업권을 따낸 삼성이 이번 선거전 막판에 친여성향을 드러냈다는 비판을 받았고 LG는 개인휴대통신 사업권수주가 마음에 걸리는 듯하다. 반면 정주영 명예회장의 대선출마로 문민정부출범초기에 고초를 겪은 현대나 비자금파문으로 곤욕을 치른 대우는 홀가분하다는 표정이다.
그러나 그룹들은 대부분 문민정부에서처럼 개별기업에 대한 특혜나 박해는 줄어들 것이라는데 동의한다. 재계 관계자는 『김당선자가 지역차별의 최대피해자로 간주되는 데다 김당선자가 특정지역출신이라해서 특혜나 차별을 받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공언해온 만큼 기존의 편가르기방식은 유효하지 않다』고 밝혔다.<이재열 기자>이재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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