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택서 대국민 메시지로 첫 행보/국회회견→국립묘지→DJT만찬/10여개의 공식·비공식일정 분주김대중 대통령당선자는 「정권교체」를 이룬 첫날인 19일 아침 일산 자택에서 부인 이희호 여사와 함께 짤막한 대국민 메시지를 밝히는 것으로 당선자로서의 첫 행보를 시작했다. 김당선자는 이어 빌 클린턴 미대통령 및 하시모토 류타로(교본룡태랑) 일본총리와 전화통화를 갖고 새로운 한미, 한일관계에 대한 구상을 교환한 것을 포함, 10여개가 넘는 공식·비공식 일정을 소화하며 차기 국정담당자로서의 면모를 부각시켰다.
○…김당선자는 이날 상오 8시께 부인 이여사와 일산 자택 뜰앞에 나란히 서서 집안팎에 몰려든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어 답례한 뒤 정권교체를 이루게 해준 데 대해 국민에게 감사와 다짐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김당선자는 감색 트렌치코트에 빨강색 목도리를 차림이었고 이여사는 연푸른색 한복을 곱게 차려 입었다. 김당선자는 『건국이래 처음으로 여야간 정권교체가 이뤄져 새로운 역사가 시작됐다』고 이번 대선의 역사적 의미를 분명히 했다. 김당선자는 『이번 대선승리는 단순한 정권교체 뿐만 아니라 경제일변도정책, 민주주의를 소홀히 하던 정책이 경제와 민주주의를 똑같이 중시하는 정책으로 변화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음을 의미한다』며 「경제에 있어서의 민주성」을 특별히 강조했다. 김당선자는 또 『국민 여러분의 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며 때로는 고난도 함께 나눌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호소한뒤 『정성과 능력을 다해 솔선수범하며 몸소 고난을 헤쳐나갈 것을 여러분께 다짐한다』며 비장한 각오를 밝혔다.
○…이에 앞서 김당선자는 새벽 3시께 청와대에서 TV로 개표상황을 지켜보던 김영삼 대통령으로부터 당선축하 전화를 받고 서로의 안부를 물었다. 이어 이날 상오 7시15분께 축하화분을 들고 예방한 조홍래 청와대정무수석으로부터 20일 오찬회동을 갖고 정권인수문제 등을 논의하자는 김대통령의 제의를 받고 이를 수락했다. 김당선자는 또 이날 아침 이회창 한나라당후보와 이인제 국민신당후보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심심한 위로의 뜻을 전하는 한편 앞으로의 국정운영에 적극 협력해 줄 것을 당부했다.
○…김당선자는 부인 이여사와 함께 상오 9시께 국회에 도착해 본관앞에서 열린 국민회의·자민련 합동 환영행사에 참석, 이른바 「DJT 연대」의 성과를 자평하고 노고를 치하했다. 김당선자는 환영행사에서 「국민에게 드리는 말씀」을 낭독한 데 이어 의원회관으로 자리를 옮겨 별도의 기자회견을 갖고 『시장경제를 철저히 준수하고 국제통화기금(IMF)과의 협약을 준수할 것』이라고 거듭 천명했다. 김당선자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자민련의 김종필 명예총재 및 박태준 총재와 함께 국립묘지를 참배, 현충탑에 헌화·분향했다. 김당선자는 방명록에 「백세유방, 제15대대통령당선자 김대중」이라고 쓰고 고 이승만·박정희 대통령의 묘지에도 들러 헌화·분향했다.
○…김당선자는 상오 11시50분께 클린턴 미 대통령 및 하시모토 일본총리와 잇따라 전화통화를 갖고 양국관계 및 남북관계, IMF관리체제하의 협력관계 등에 관해 의견을 교환하는 등 당선자로서의 「준정상외교」를 시작했다. 김당선자는 이어 자민련 김명예총재 및 박총재를 포함, 양당의 당 10역을 오찬에 초청, 선거과정에서의 노고에 대해 거듭 감사의 뜻을 밝히며 자민련과의 공동집권 정신을 준수할 것임을 다짐했다. 김당선자는 이 자리에서 국민회의 김충조 사무총장이 선관위에서 받아온 「제15대 대통령선거 당선증」을 전달받았다. 김당선자는 하오엔 수유리 4·19묘역을 참배한뒤 하오 4시께 일산 자택으로 돌아와 보스워스 주한미대사의 예방을 받았다.
○…김당선자는 당선후 첫 공식만찬을 일산자택에서 김종필 명예총재부부 및 박태준 총재와 함께 했다. 하오 6시30분부터 1시간30분동안 계속된 만찬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계속됐다. 김당선자는 이번 선거에서 나타난 동서간 표쏠림현상과 관련, 『앞으로 우리 모두가 정치를 잘 해서 동서간 화해를 이뤄야 한다』고 말했고 박총재는 『김당선자가 국민에 대한 감사의 성명을 밝힌 기자회견에 관해 영남쪽에서 느낀 바가 많았을 것』이라고 화답했다.
한편 일산자택 부근에는 경찰병력이 증강돼 삼엄한 경비가 펼쳐졌고 자택내부에도 금속탐지기 등 경호장비가 설치됐다. 자택 거실에는 김영삼 대통령 전두환 전 대통령 사마란치 국제올림픽위원회(IOC)위원장 등이 보내온 축하화분이 나란히 놓여 있었다.<고태성 기자>고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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