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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파탄에 민심 이반/이회창 패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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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파탄에 민심 이반/이회창 패인

입력
1997.12.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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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론 족쇄 못벗어… 이인제 변수도이회창 한나라당후보는 경제위기와 「이인제 변수」라는 두가지 벽을 끝내 넘지못했다.

이후보의 패인은 무엇보다 사상 유례없는 경제위기 상황속에 현 집권세력에 등을 돌린 민심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이후보는 민주당과의 합당을 통해 당명을 한나라당으로 개명하고 김영삼 대통령과 차별화를 추진하는 등 「경제위기 책임론」의 족쇄를 털어내기 위해 애를 썼지만 민심을 아우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는 「안정론」을 앞세워 비호남권의 보수·안정세력의 결집을 시도했으나 과거 보수성향 지역으로 분류됐던 충청권에서의 확연한 열세가 말해주듯 한계에 봉착하고 말았다.

여기에 이후보와 비슷한 지지기반을 갖고 있는 이인제 후보의 득표율을 당초 목표대로 15%미만으로 묶는 데 실패한 것도 패인으로 지적된다. 특히 막판 승부처로 꼽았던 부산에서 이인제 후보의 도전을 막지 못한 것이 치명적이었다는 분석이다. 이후보는 선거전 종반 『이인제 후보를 찍으면 김대중 후보가 당선된다』는 「사표방지」논리로 이 지역의 뿌리깊은 반DJ정서에 호소했으나 경제난에 따른 다수당에 대한 반감, 그리고 저변의 총체적 정치불신 기류를 완전히 감싸안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관련, 당내에는 그동안 이인제 후보에 대한 대처방식에 아쉬움을 표시하는 사람들이 많다. 김대중 후보와 박빙의 싸움이 벌어지는 마당에 부산에 일정한 지분을 갖고있는 박찬종씨만은 어떤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당에 잡아두었어야 했다는 자성론이 첫째다.

또 『3자구도에서도 이회창 후보가 얼마든지 승리할 수 있다』는 일부 당직자의 낙관론도 보다 적극적 조치를 방해했다는 지적이다. 한나라당은 투표일에 임박해 이인제 후보의 입영기피에 관한 중요한 물증을 입수했으나 『굳이 네거티브전략을 구사할 필요가 없다』며 공개를 하지 않기로 하는 여유를 보였었다.

이와함께 대선후보 경선직후부터 4개월 가까이 계속된 당내 내분도 결과적으로 이후보의 발목을 잡았다. 민주당과 통합을 기점으로 11월 중순에야 선거체제가 정비된 한나라당은 시간이 촉박했던 만큼 선거운동의 체계나 효율성이 떨어질 수 밖에 없었다. 이밖에 이후보 두아들의 병역면제 시비가 선거기간내내 이후보를 괴롭힌 악재였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유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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