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된 대통령’‘DJT연대’도 주효「준비된 대통령」과 「정권교체의 명분」 국민회의측이 내세운 승리의 양대 원인이다. 이는 무엇보다 김대중 후보의 능력과 자질이 상대후보를 압도하는 가장 강력한 무기였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이회창 한나라당후보와 박빙의 승부를 벌이다 근소한 차이로 승리했지만 결국 유권자들은 후보자의 자질에 점수를 줬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국민회의측은 경제 외교 남북관계 등 모든 분야에서 김후보의 위기관리능력이 돋보인 각종 여론조사결과를 토대로 모든 선거전략의 초점을 여기에 맞춰왔다.
실제 득표력면에선 김종필 선대회의의장 및 박태준 자민련총재와 이룬 DJT연대가 위력을 발휘했다. 이번 대선도 예외없이 심각한 지역구도 속에서 치러진 점을 감안하면 DJT연대는 지역정서에 대한 최후의 저지선 역할을 했다고 봐야한다. 또 김후보가 대전·충남지역에서 압승을 거두고 영남지역에서 상대적으로 선전한 것은 DJT연대의 효과라고 볼 수 있다.
이와함께 후보자의 자질은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를 수용할 수 밖에 없을 정도의 경제파국과 맞물리면서 더욱 호소력을 갖게됐다는 게 국민회의측 설명이다. 즉 벼랑끝까지 몰린 경제위기가 김영삼 대통령은 물론 이회창 후보를 포함한 집권세력의 실정을 그대로 노출시키면서 민심의 흐름을 바꿨다는 것이다. 때문에 집권세력에 등을 돌린 민심이 정권교체의 명분에 호응한 것은 정치적 이유에서라기 보다는 경제적인 이유에서 비롯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후보자의 자질면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김후보가 선거때마다 발목을 잡아온 과격 이미지를 벗고 보수화 이미지를 심는데 나름대로 성공했다는 점이다.
선거전략에 있어서 차별화에 성공한 점도 승인으로 꼽을 수 있다. 전례없는 미디어선거로 치러진 이번 대선에서 국민회의측은 기민한 적응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각종 TV 및 신문광고, TV연설등에서 국민회의측은 기발한 발상으로 유권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TV선거가 대세를 이루면서 후보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굴절없이 유권자에게 전달될 수 있었던 것도 김후보에 대한 세간의 오해를 씻는 데 나름대로 역할을 했다.
선거구도면에서는 여권분열이 결과적으로 김후보에게 승리를 안겨주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고태성 기자>고태성>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