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광주 감격에 울었다/금남로 인파 얼싸안고 환호/김대중 당선 표정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광주 감격에 울었다/금남로 인파 얼싸안고 환호/김대중 당선 표정

입력
1997.12.19 00:00
0 0

◎“후광리 상점아들이 대통령됐다”/고향 하의도 “최대경사” 새벽축제/“국가위기·지역감정 등 해소” 기대『후광리 염전앞 상점아들이 대통령이 됐다』

김대중 후보가 어린 시절을 보냈던 전남 신안군 하의면 대리1구의 김후보의 조카 김홍선(33)씨 집과 마을 노인정 등에 모여있던 4백여명의 주민들은 19일 새벽 김후보의 대통령당선이 확실시되자 「김대중 만세」를 외치며 부둥켜 안고 온통 하나가 됐다.

개표가 시작된 후 TV앞에서 이회창 후보와의 피를 말리는 선두경쟁을 지켜보며 가슴을 졸이던 주민들은 김후보의 당선이 확실시되자 30여년동안의 한을 한순간에 털어내려는듯 횃불을 밝히고 덩실덩실 춤판을 벌였다.

이장 김주의(45)씨 등 마을주민 40여명은 농악대를 구성해 풍악을 울리며 국태민안을 기원했고 횃불을 밝힌 골목어귀에선 막걸리 잔이 바쁘게 오갔다.

주민들은 71년이후 지역감정과 용공시비로 어려움을 겪어오면서도 굴하지 않고 기어코 대망을 이룬 김후보의 덕담으로 이야기꽃을 피웠다.

김후보의 고향이라는 이유만으로 남모르는 설움을 가슴에 담고 살아온 주민들은 『김대통령이 국가경제를 위기에서 건져내고 국민들이 편안하게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들어 주었으면 한다』고 입을 모았다.

주민 장명흠(55)씨는 『내고장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다고 당장 우리 지역이 잘되기를 바라지 않습니다. 위기에 처한 국가경제를 구하고 지역감정을 해소해 국민이 바라는 능력있는 대통령이 돼야지요』라며 담담한 심정을 털어 놓았다.

김당선자의 서당 선배인 김상배(84)옹은 『대중이는 글을 터득하는데 비범한 재주와 통솔력이 있었다』며 『훈장어른이 대중이를 첫눈에 보고 「저 놈 큰 일 하겠다」는 예견을 했다』고 전했다.

하의초등학교 동창인 박홍수(75)씨는 『대중이는 웅변과 공부를 잘 해 부러움을 샀다』며 『평생의 꿈을 이룬 친구가 자랑스럽다』고 회상했다.

사람이 살기 시작한 이래 최대의 경사를 맞은 하의도의 밤은 집집마다 밝힌 불빛과 주민들의 웃음소리로 밀려나고 감격의 여명이 찾아왔다.

목포에서 서남쪽으로 57㎞ 떨어진 하의도는 면적이 36.96㎢로 9개의 유인도와 47개의 무인도를 거느리고 있는데 섬의 지형이 만개한 연꽃형상이라고 해서 하의도로 불리게 됐다고 한다. 인구 2천7백여명인 하의도는 천혜의 염전과 갯벌에서 생산되는 천일염과 낙지가 특산품이다.

하의면 후광리 김후보의 생가터는 현재 집은 없어지고 마늘밭으로 변했는데 김대통령의 아호 후광도 「너른 섬」이란 뜻의 마을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한편 김후보의 마음의 고향인 광주도 온통 흥분의 도가니였다. 광주시민들은 당선이 확실시되던 19일 0시30분께부터 광주민주화운동의 상징인 동구 금남로 전남도청앞 분수대로 모이기 시작, 얼싸안고 감격을 나눴다. 시민들은 『드디어 해냈습니다 50년만의 정권교체, 우리는 김대통령을 믿습니다』라고 쓴 플래카드를 분수대에 내걸고 밤새도록 환호를 올렸다.<하의도=김종구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