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과 실질적인 정상외교 펼듯/정책결정 주도·부분개각 가능성제15대 대통령선거의 당락이 확정되는 19일부터 새 대통령 당선자는 실질적인 국가 최고지도자로서의 위상을 확보하게 된다. 김영삼 대통령의 잔여임기가 두달 이상 남아 있긴 하지만 대통령당선자는 내년 2월25일 취임 이전에라도 사실상 국정운영과 관련해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기 때문이다. 대통령당선자의 위상 범위는 크게 3가지 측면에서 설명될 수 있다.
첫째는 정치적 차원에서 국가권력의 중심축이 김대통령으로부터 대통령당선자에게 급속히 이동하는 현상이 두드러질 것이다. 당선자는 우선 이른 시일안에 「정권인수위」를 구성, 청와대측과 정권인계·인수는 물론 국정전반을 협의한다. 특히 경제위기극복과 관련한 정책결정 과정에서 현정부는 정권인수위 및 당선자의 의중을 거의 1백% 반영할 것으로 봐야한다. 가령 국제통화기금(IMF)구제금융 추가분의 조속한 차입 등 현안과제를 해결하는데 있어서도 미·일 등 주요 IMF당사국들은 대통령당선자를 직접적인 교섭대상으로 삼으려 할 것이다. 정상외교가 대통령당선자를 통해 이뤄지는 셈이다.
둘째는 법률적 측면으로, 당선자에게 부여되는 법률상 권한은 경호, 의전 등 부차적인 것 밖에는 없다. 당선자가 각료들로부터 현안보고를 받는 것은 법적권한이 아닌 관행이다. 셋째는 행정적인 측면으로 당선자가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각료들의 교체를 대통령에게 건의할 수 있다. 특히 경제위기와 관련해 인책론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취임전 당선자의 의중이 반영된 부분개각이 이뤄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또한 전두환 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특별사면도 당선자의 건의를 받는 형식으로 연내에 단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이미 이회창 김대중 이인제 후보 등은 당선될 경우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즉각 국정에 개입할 뜻을 밝힌 바 있어 청와대의 의사와 상관없이 당선자의 위상은 현직 대통령에 버금 갈 것으로 보인다.<정진석 기자>정진석>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