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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쓰레기 줄이기 쉬워요”/녹색환경식당 아이디어 만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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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쓰레기 줄이기 쉬워요”/녹색환경식당 아이디어 만발

입력
1997.1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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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한 만큼 자율배식/남길땐 부담금 부과/발효기 설치로 퇴비화/남은밥 씻어 식혜제공도전국 303개의 녹색환경식당은 음식물쓰레기를 줄여 자원을 절약하고, 고객들에게는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해 이익을 환원하고 있다. 또 녹색환경식당들은 연간 8조원어치의 낭비되는 음식물쓰레기를 퇴비 사료 등으로 자원화하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개발, 다른 음식업소의 모범이 되고 있다.

녹색환경식당 1호점인 서울 광진구 구의1동 우리마을(대표 양정철)은 6월부터 「녹색환경식당은 고객의 섬세한 미각을 존중하며 8조원을 절약하는 식당」「낭비없는 음식문화 자녀에게 평생교육」 등의 현수막을 내걸었다. 손님들의 협조와 이해를 구하는 한편, 반찬냉장고를 주방 앞에 내놓고 조금씩 추가배식하는 방법으로 음식물쓰레기를 절반으로 줄였다.

다래웨딩부페(대표 강춘삼·서울 강동구)는 하루 1톤씩 발생하는 음식물쓰레기를 전량 자원화하는 모범업소. 경기 광주의 가축농장에 매년 1,000만원의 장려금까지 주고, 발생하는 음식물쓰레기를 오리와 돼지의 먹이로 제공하고 있다.

연세대 앞 춘천집 신촌점(업주 임건노)과 강남구 삼성동의 대추골 언양불고기(업주 김계순)는 음식물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오염자부담원칙을 확실하게 실천하는 업소들. 춘천집은 기본 반찬을 손님들이 적당히 먹을 수 있게 자율배식하는 대신 음식을 남기면 환경부담금을 1,000원씩 부과한다. 임씨는 『환경부담금을 부과한 후 쓰레기가 반으로 줄어 매월 처리비만 10만원을 줄였다』며 『절약한만큼 주변의 음식점보다 음식값을 200∼300원가량 싸게 해 이익을 고객들에게 환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놀부보쌈 잠실점(업주 김순진) 오장동 면옥(업주 유덕목) 해강(업주 김남종)은 손님들이 먹다 남긴 음식을 모두 정갈하게 싸줘 하루 100㎏씩 발생하는 음식물 쓰레기를 80%까지 줄였다.

쓰레기로 버려질 음식물을 재활용, 고객에게 질높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녹색환경식당도 많았다. 구억돐(업주 최운규·서울 동작구)과 한국관(업주 신영순·서울 용산구)은 남은 밥을 깨끗하게 씻어 미싯가루와 식혜 강정으로 만들어 후식을 제공,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서울뿐만아니라 지방에서도 녹색환경식당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대구의 대덕식당(업주 성질분)과 광장복어식당(업주 권기욱)은 식당내에 탈수기와 발효기를 설치해 음식물쓰레기를 재활용하고 있다. 또 돌집식당(업주 권학근·경북 칠곡군) 송도생오리구이(업주 신운호·인천 연수구) 홍천뚝배기(업주·안철민·전남 광양시) 등도 1회용품을 사용하지 않고 음식물을 남기지 않는 고객에게 300원을 돌려주는 녹색환경식당에 동참했다.

이와함께 끼니당 100명이상이 이용하는 집단급식소는 회사의 경비절감차원에서 음식물쓰레기 줄이기에 적극적이다. 도시철도공사 구내식당은 자율배식을 통해 음식물쓰레기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데도 발효기까지 설치, 자원화에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폐식용유는 비누로 재활용하고 있다.

충남 천안의 한화자동차부품과 (주)SKC 구내식당도 매주 한번씩 「잔반없는 날」을 운영하고 부서별로 음식물쓰레기 발생량을 공개하고 있다.<정덕상 기자>

◎전국 녹색환경식당 현황/359개 업소 신청 303개 업소 지정

녹색환경식당 캠페인은 녹색생명운동을 벌이고 있는 한국일보사와 환경운동연합이 주최하고 현대자동차가 후원하는 환경운동이다. 「음식물쓰레기 반으로 줄입시다」를 모토로 6월부터 전개하고 있는 녹색환경식당에는 359개 업소가 신청, 일반음식점 98개 집단급식소 205개 등 모두 303개업소가 지정됐다. 나머지 56개업소는 지정기준에 못 미쳐 탈락됐다.

본사와 환경련은 음식점이 시민의 위생과 건강에 직결되는 점을 고려, 학계 관계 등의 전문가 6명을 심사위원으로 위촉했다. 심사위원들은 녹색환경식당 신청음식점을 직접 방문, ▲음식을 남기지 않는 고객에게 300원어치 상당의 후식을 제공하고 ▲종이컵 수저집 등 1회용품을 사용하지 않으며 ▲음식물쓰레기 탈수·건조 시설 설치여부 등을 엄격히 심사했다.

식량자급도가 30%에 그쳐 외국에서 막대한 외화를 주고 식량을 수입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음식물쓰레기로 연간 8조원어치가 낭비되는 점을 감안, 본사와 환경련은 경제난을 극복하는 차원에서 내년에는 「음식물쓰레기 제로」를 목표로 녹색환경식당을 계속 운영할 계획이다.

특히 내년 1월부터 정부규제가 강화돼 전국 6만여개의 음식점이 의무적으로 음식물쓰레기를 30%줄여야 한다. 이에따라 고객과 함께하는 녹색환경식당에 음식점과 시민들의 커다란 호응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녹색환경식당 신청: (02)724―2398, 720―2121

◎손경희 환경식당 심사위원장/“음식문화도 거품 빼야죠”

『음식문화에서도 거품을 빼야 합니다』

녹색환경식당 심사위원장 손경희(연세대 생활환경대학원장)씨는 17일 『국제통화기금(IMF)구제금융 이후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는 근검절약 캠페인이 최선의 환경보전운동』이라고 말했다. 그는 『IMF신탁통치를 받을만큼 경제가 어려워진데는 사회에 만연한 과소비와 허례허식이 주요 원인』이라며 『이번 기회에 과도한 상차림을 개선하는 등 근검절약을 생활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매일 대하는 밥상에서부터 외화절약을 실천하자』는 그는 『녹색환경식당은 음식점과 시민들이 함께 아까운 자원인 음식물쓰레기를 줄일 수 있는 실천운동』이라고 적극적인 동참을 당부했다.

손위원장은 「음식물쓰레기를 줄여야 한다」는 취지에는 누구나 공감하면서도 실천에는 미약했다고 밝히고, 모범업소에 대한 정부차원의 지원을 촉구했다. 그는 『음식물쓰레기는 규제보다는 민간차원에서 자발적으로 참여해야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며 『녹색환경식당에 수도료감면, 위생검사 면제 등의 혜택을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함께 음식점의 영세성을 고려, 음식물쓰레기 처리기기를 구입할때 재정지원도 고려해 볼만하다고 밝혔다. 손위원장은 정부차원에서 음식물쓰레기줄이는 요리방법과 남은 음식을 재활용할 수 있는 조리법 등을 개발, 민간보급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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