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0대 작가들 전위부대로/해외화랑 전시 등 본격화「해외 시장을 공략하라. 전위부대는 30∼40대 작가」.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이후 화랑가는 더 한층 스산하다. 장기불황도 감내하기에 한계에 다다른 상황에서 구제금융 한파는 화랑가의 목을 더욱 옥죈다. 『대선만 치르면…』이라며 상황반전을 꿈꿔왔던 화랑들은 최근 배 이상 폭등한 외환 때문에 알레친스키, 에릭 오어, 앤젤름 키퍼같은 외국작가 초청전을 일단 유보했다.
그동안 외국작가의 전시회에 치중했던 화랑들은 대신 해외에서 축적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작품수출에 나설 계획이다. 전략부대는 그림값이 아직 10만∼50만원 내외의 30∼40대 작가로 미니멀, 설치 일변도의 작품세계를 떠나 세계적 화단에서도 나름의 창의성을 인정받고 있다. 외국 미술관 전시, 아트페어나 비엔날레 참가 등으로 국제성을 검증받았고, 작품가격도 호당 10만∼50만원 내외의 작가가 대부분이다. 조덕현 홍승혜 이기봉 문범 김춘수(국제화랑), 전광영 김창영 박찬갑 박실 박유아 도윤희(박영덕화랑), 김영진 박영하 김인겸 김종구(표화랑), 정복수 안창홍(갤러리사비나) 등이 선두주자들이다. 표화랑은 미국의 레오카스텔리, 손나벤드, 영국 애널리주다 화랑과, 박영덕화랑은 오하이오 파이브갤러리, 독일 쾰른 바이스갤러리와, 국제화랑은 파리 무시옹갤러리에 작가들의 전시를 마련했다. 98년 1월 마이애미 아트페어, 5월 시카고 아트페어, 부스비없는 파리의 미술견본시 「MAC2000」도 화랑들이 관심을 갖고 있다. 외국 화랑과의 연계고리가 없는 아트스페이스서울 등과 같은 화랑들은 외국 미술관 전시를 통해 작가들의 해외 홍보에 나설 계획.
박영덕 사장은 『환율이 올라 해외서 작품판매하기는 좋은 여건이다. 환율을 현재 수준으로 맞출 경우 가격이 지나치게 낮아진다. 달러당 800∼900원 정도로 계산해 국내 가격 수준으로 해외 시장을 공략해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밝힌다.
물론 이 작가들이 세계화단의 흐름을 주도해 나가는 것은 아니다. 외국인의 「이국정서」에 기댄 판매가 이뤄지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위기는 우리 화단의 「작가가 부르는 그림값」시스템을 개선할 계기로 받아들여지는 것도 사실이다. 표화랑의 표미선 사장은 『70년대 스스로 성장한 대가의 작품가격을 고칠 수는 없다. 그러나 상품성과는 관련없이 일방적으로 그림값을 매기는 방식의 변화는 필요하다. 바로 외국에 나가 가격을 거꾸로 검증 받는 것도 우리 화랑가의 새로운 가격질서를 세우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박은주 기자>박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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