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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들이 모두 판화라고…/97 내일의 판화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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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들이 모두 판화라고…/97 내일의 판화전

입력
1997.1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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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은 편견에 대한 도전이다. 복제성과 장식성. 판화의 일반적 성격이다. 판화를 업으로 삼는 이들은 이런 편견을 벗어버리기 위해 남모르는 노력을 한다. 그 현장은 「97 내일의 판화」전에서 확인된다.지난해 대형평면판화 위주의 전시를 기획했던 내일의 판화전운영위원회(위원장 김용식·성신여대 교수)는 이번에는 다양한 매체의 확장을 테마로 삼았다. 참가작가 39명의 경향은 세 가지로 요약된다. 종이부조(곽남신), 나뭇가지 프레임(김예영), 철제 새장 오브제(배선미) 등을 이용, 「판화는 평면에 찍는다」는 고정관념에 도전한다. 필름을 붙이고 뒤쪽에서 라이트 박스를 비추는 방식(강애란), 고무위에 사진전사기법(박광열), 붕대위에 실크스크린기법(박지은), 컴퓨터 프린팅이나 합성(이종철 이민경 윤동천 오영재 송대섭 석영기) 등 「무엇에 대고 찍는다」는 판화개념을 더욱 확장한 작품도 나왔다. 대량산업시대를 연상시키는 비닐로 만든 석유통을 척척 쌓아올리거나(장형선), 실내장식물을 오브제로 활용한 작품(황용진) 등은 「판화는 복수」라는 개념을 더욱 넓힌 것이다. 컴퓨터 사진합성 작품이 많이 나왔고, 설치형식의 작품도 자리를 많이 차지한다. 따라서 수백장이 나올 수도 한 작품만이 나올수도 있어 판화를 둘러싼 「수」의 고정관념을 깨버렸다.

방법의 새로움으로만 돌파구를 찾으려는 시도가 자칫 판화의 고유영역을 부정하려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판화의 예술성을 확장하려는 젊은 의지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또 참가작가들의 작품을 한 권의 책으로 모은 「아티스트 북」을 제작, 전시할 예정이다. 17일 개막한 전시는 29일까지 인사갤러리(02―735―2655), 갤러리사비나(02―736―4371), 한수경갤러리(02―720―0065) 등 세 군데에서 계속된다.<박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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