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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만들면 비용 절반,감동 두배(정을 전하는 선물고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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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만들면 비용 절반,감동 두배(정을 전하는 선물고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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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1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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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게 구운 빵·손뜨개한 스웨터·정갈한 백김치·상큼한 유자차/선물의 감동은 정성에서 나온다/시간 솜씨 없으면 포장이라도 손수절약과 내핍이 미덕인 IMF구제금융시대가 되면서 연말 연시 선물도 손수 만든 것으로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직장상사나 친척 친지들에게 한해동안 고마움을 표시하느라 백화점에서 수십만원대의 선물을 주문하던 겉치레가 사라지고 거품이 빠지고 있는 것. 직접 집에서 만든 한과 빵 차나 직접 그린 그림, 손수 뜬 손뜨개 옷까지 주부들이 자신의 솜씨도 발휘하고 가계도 절약하는 지혜를 발휘하고 있다.

주부 신현옥(46·서울 강남구 개포동)씨는 남편 직장 상사에게 매년 보내는 선물로 떡이나 한과를 만든다. 백화점이나 방앗간에서 고물을 묻히지 않은 인절미떡을 사와서 팥소, 검정깨, 카스텔라 고물을 묻혀 은박지나 한지에 예쁘게 포장하면 백화점에서 파는 선물 세트보다 더 멋있다는 것. 3만원 정도만 투자하면 두 사람에게 보낼 품위있는 선물을 만들 수 있다. 신씨는 『정성이 최고의 선물이 아니냐』며 『받는 사람도 더 좋아한다』고 말한다.

음식만들기가 취미인 류미자(36·울산 남구 무거동)씨는 방학을 맞기 전에 두 자녀의 선생님에게 직접 만든 빵을 선물한다. 오븐에 구운 파운드케이크나 약식을 곱게 싸서 선물하면 『정성이 담겼다며 아주 좋아한다』고 류씨는 말한다. 시중 빵값의 절반인 3,000원정도면 맛있는 케이크를 만들 수 있다. 류씨는 2년전에 배운 유화 솜씨를 살려 그림 선물을 하기도 한다. 최근 남편의 친구 아버지 금혼식때 축의금 대신 직접 그린 10호 크기의 유화를 선물했다.

손이 많이가고 돈도 많이 드는 백김치를 담가서 선물하는 주부도 있다. 강순의(51·서울 동작구 노량진동)씨는 사업가인 남편의 동창들에게 연말 선물로 정성스레 담근 백김치를 보낸다. 집에서 담근 호박죽을 함께 보내기도 한다. 강씨는 『백화점에서 갈비나 한과를 주문해서 보내는 것이 편하기는 하지만 받는 사람에게 주는 인상은 완전히 다르지 않느냐』며 『돈도 훨씬 적게 들어 일거양득』이라고 말한다. 강씨는 약과나 대추차를 만들어서 친척들에게 연말연시 선물로 보내기도 한다.

손뜨개질이 취미인 박정희(66·서울 영등포구 신길동)씨는 취미를 살려 스웨터나 카디건을 손수 짜 친척 생일에 선물한다. 한벌을 짜는데 한달정도 걸리므로 많은 사람들에게 해줄 수 없는데 『서로 자기 것을 해달라고 부탁받을 정도』로 인기가 있다고 한다.

음식 솜씨나 뜨개질 솜씨가 시원찮거나 시간이 없는 맞벌이 여성이라면 선물 포장만이라도 자신이 직접 예쁘게 해서 보내면 정성을 보여줄 수 있다. 주부 김지희(34·서울 강남구 청담동)씨는 이번 연말에 한약방에 주문한 쌍화차를 친척에게 선물할 계획이다. 평소 조그만 상자나 한복집에서 주는 빛깔 고운 보자기를 모아두는 김씨는 상자에 한지나 예쁜 종이를 붙이고 고운 보자기로 싸서 고마웠던 이들에게 보낼 생각이다.<노향란 기자>

◎선물 재료 알뜰구매법/차재료는 경동,뜨개실은 방산 등 전문시장 이용

차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유자 모과 대추등을 싸게 살 수 있는 곳은 재래 시장인 경동 시장(서울 동대문구 제기동)과 농협 하나로 클럽 등. 지하철 제기역에서 내려 결혼회관 뒷쪽으로 가면 전문 상가들이 즐비하다. 회원제 창고형 할인매장인 농협 하나로 클럽에서는 도매가로 살 수 있다. 서울에는 양재 도봉점 두 곳이 있고 전국에 8개가 있다. 대추는 1㎏에 1만 1,000원, 유자는 10㎏에 1만원, 인삼은 4년근이 750g에 3만 5,000원이다.

뜨개질용 재료를 살 수 있는 곳은 서울 종로구 방산시장 맞은편 청계천 5가의 털실 전문상가로 규모도 가장 크고 가격도 싸다. 한양모사 변재두씨는 『고객들이 작년만큼 온다』고 말하는데 가정마다 내핍생활을 꾸려 시장경기가 예년만 못한 것을 생각하면 뜨개질 시장은 활황인 셈이다. 특히 변씨는 『요즘에는 20∼30대 여성들이 많이 온다』고 들려준다.

스웨터 하나를 짜는데 들어가는 털실은 2파운드. 순모 털실은 4만∼5만원, 혼방사는 2만원, 합성섬유사는 1만∼2만원이다. 신세계 백화점 앞 지하상가에도 털실을 판매하는 소매가게가 몰려있다.

북부종합사회복지관(02―934―7711∼5)에서는 98년 3월 17일까지 「사랑의 손뜨개 특강」을 열고 목도리 조끼 카디건 스웨터 짜는 법을 가르친다. 한달 강습료는 1만 5,000원.

우리차나 술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유리병은 동대문 그릇 상가나 을지로 5, 6가의 그릇가게, 왕십리 시장 등에서 구입할 수 있다. 왕십리 시장내의 그릇상가 원흥상사(02―236―2055)에서는 8ℓ들이 유리병이 9,000원, 18ℓ들이 대형은 1만 9,000원정도 한다. 잼이나 차를 담을 수 있는 작은 병(300∼500㎖)은 1,500원선이다. 카사미아(02―562―3913)에서는 잼이나 차를 담을 수 있는 뚜껑달린 도자기 알루미늄그릇이 1만 6,000원이다. 도자기병은 고무마개가 달려있어 음식물을 담기에 좋다.<노향란 기자>

◎3만원이내 센스있는 선물/인사동에서 고르세요

큰 돈 들이지 않고도 인상에 남을 선물을 찾는 사람들에게 서울 종로구 인사동은 열려있다. 이곳에는 전통 자기와 민예품, 공예품 가게가 다양하게 들어서 있어 구경만으로도 즐겁다.

▷가나아트숍◁

예술품의 대중화를 내건 생활용품이 다양하다. 이강청씨 분청도자기 국수그릇이 2만원. 이중섭 장욱진 그림 컵받침(6개 1만5,000원)이나 작가 그림 타일 냄비받침(1만2,000원)도 있다. 자개 브로치(2만2,000원) 자개 젓가락(1만1,000원)도 독특하다. 어린이가 있는 집이라면 콘센트에 바로 꽂는 안전등(2만5,000원)도 괜찮을 듯하다. 무당벌레 유령모양으로 재미있다.

▷은과 나무◁

인도 물건을 주로 취급하던 이곳에 개성적인 창작품이 늘고있다. 조각한 나무액자(3만원) 매듭 거북 등 전통무늬가 있는 은 과일포크(1만원) 조각보안경집(2만원) 등을 주인은 추천한다. 나무 은세공브로치(5만원)도 비싸지만 아주 독특해서 놓치기 아깝다.

▷토토의 오래된 물건◁

줄로 움직이는 목각 호두까기 인형(1만원) 중국산 호박(엄지손가락 1마디크기가 1만5,000∼3만원)이 있다. 잠자리 헬리콥터 모형의 수공예품 모빌(3만원)은 이곳에만 있는 것.

▷다암차구백화점◁

인사동은 어느 곳이나 도자기 차구가 싸지만 이곳이 가장 종류가 다양하다. 2만∼3만원이면 부부다기세트를 살 수 있다. 3인용 다기 역시 2만5,000∼3만원선. 컵은 2천원부터 다양하다. 대나무 포크(700원) 나무 차숟가락(1,000원)도 있다.

▷봉오◁

전통문양과 연관된 장식품이 많다. 민화잔받침(4개 1만원) 섬세한 자수노리개(6,000∼1만원) 봉황무늬 도금차숟가락(5개 2만5,000원)이 있으며 자개보석함을 1만1,000∼3만원에 판다. 4,000원짜리 자개젓가락도 독특하다.

▷광주요◁

도자기전문점이지만 생활공예품의 비중이 늘고있다. 한지컵받침(6개1만2,000원) 자수 펜던트를 매듭줄에 단 꽃수매듭목걸이(2만8,000원)와 까치 모양에 전통 단청 빛깔로 만든 편지칼(1만2,000원)이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것. 외국인용 선물로도 추천할만하다. 백자머그잔(2대 1만8,000원)도 있다.

▷통인화랑◁

워낙 다양한 물건이 많은 곳으로 반드시 들를 곳. 요즘은 전통술(1만∼2만원대)도 판매한다.

인사동과는 별개로 전통미가 깃든 생활공예품을 사고싶은 사람은 경복궁내 전통공예품전시장을 찾을만하다. 브로치 반지 지갑 스카프 같은 장신구부터 컵 목기 수저까지 모든 것이 한자리에 있어 편리하다.

자개관련 용품은 남대문 시장 어귀의 자개 전문 상가를 찾을만하다. 섬세한 자개젓가락이 7,000원 정도이고 자개잔받침 자개 보석함등이 다양하다.<서화숙 기자>

◎내가받은 잊지못할 선물/주철환(42·MBC PD)/잠깐했던 교사생활 잊었던 제자가 보내온 내 애송시가 적혀있는 10여년전 강의노트

3년전에 받은 선물이다. 발신인이 낯선 이름이라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봉투를 열었더니 안에는 종이가 노랗게 변했을 정도로 오래된 노트가 들어있었다. 「옛연인이 죽음을 앞두고 일기장이라도 보냈나」하는 상상속에서 점점 쿵쿵거리는 가슴을 진정하며 읽어내려갔더니 그것은 고1년생이 쓴 국어노트였다. 그러나 그것은 평범한 노트가 아니었다. 러·르변칙 등 국어학적 지식을 필기한 노트 중간중간에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박남수시인의 「새」나 피터 폴 &메리의 「Five Hundred Miles」와 같은 팝송가사가 빼곡히 적혀있는게 아닌가. 그 노트를 읽어내려가는 동안 나는 거의 20년전 추억속으로 빠져들어갔다.

방송국에 입사하기전 78∼80년 나는 한 남자고등학교의 교단에 섰다. 낭만적이었던 나는 수업틈틈히 시나 노래가사, 명언 등을 적어주며 삭막한 아이들의 마음에 꿈을 심어주려 했다. 노트의 주인공은 그 당시 내 수업을 받았던 학생인 것. 나의 문학적 감수성과 취향을 세례받았던 그가 그 경전(?)을 20년가까이 모셔왔다는 사실 자체에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제는 어엿한 사회인으로 살아가는 그는 함께 동봉한 편지에서 옛스승에 대한 감사를 어떻게든 표현하고 싶었다고 한다. 내 젊은날의 상징들로 가득찬 노트는 내게는 가장 소중한 선물이 되었음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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