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 등 구조조정 급류속 통제장치 사실상 없어/파산땐 고객보호 불능세계 금융계가 9일 스위스유니언은행(UBS)과 스위스은행(SBC)의 합병을 정점으로 다시 한번 인수·합병을 통한 구조조정의 급류를 타고 있다. UBS와 SBC 합병에 앞서 올해에만 미국계 투자은행인 살로몬 스미스 바니와 디스커버 등이 합병을 통해 탄생했으며, 이같은 움직임은 독일 등 전 유럽으로 확산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몇몇 「다국적 금융자본」이 21세기 세계 금융시장 경쟁에서 주도권을 잡겠다는 최근의 인수·합병붐은 세계 금융상황에 만만치않은 우려를 던지고 있다.
우선 각국의 금융정책이 다르고, 금융당국간 교류가 미약한 상황에서 국경을 마음대로 넘나드는 다국적 금융자본의 흐름을 통제할 체제가 사실상 없다는 점이다. 예를들어 UBS와 SBC가 합병해 새로 탄생한 「유나이티드 뱅크 오브 스위스(UBS)」는 세계 100여 국가에서 지사망을 통해 은행 투자 증권 보험 등의 다양한 영업을 벌이게 되지만 UBS 전체 사업을 통제할 아무런 장치도 마련되지 않고 있다. 결과적으로 전세계에 뻗어있는 다국적 금융자본의 신경망을 전반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체제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또 엄청난 자산과 수탁금을 굴리고 있는 다국적 금융자본의 안전성을 누가 보장하느냐는 문제도 대두되고 있다. 즉 자산규모 6,000억달러에 수탁금규모 1조달러에 달하는 합병 UBS가 파산할 경우 전세계에 퍼져있는 이 회사 고객의 예탁금과 금융거래에 대한 지급보증은 특정 국가가 감당할 규모를 넘어선다는 결론이 나온다. 더욱이 다국적 금융자본의 영업종목이 투자 증권 융자 등 전 금융부문에 걸쳐있는 점을 감안할 때 위험부담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따라 전문가들은 문제해결을 위해 국가 단위를 넘어서는 새 금융통제질서 및 보증기구의 창출을 촉구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세계무역기구(WTO)를 통한 관련 규정 신설 및 통제기구설립까지 논의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금융기관의 세계적 인수·합병붐이 과연 목표한 성과를 달성할 수 있을 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난 15년간 금융시장이 이상적 투자상황을 유지했음에도 불구하고 금융사들이 거둔 수익률은 급격한 하강세를 보인 점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로 미 증권사연맹 통계에 따르면 주요 미국계 투자은행의 수익률은 80년 50% 이상에서 94년 마이너스 10%까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 금융산업의 미래에 암운을 드리우고 있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장인철 기자>장인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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