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의학 창시 이제마 일대기작가 정소성(53·단국대 교수)씨가 사상의학의 창시자인 동무 이제마(1837∼1900)의 삶을 다룬 장편소설 「태양인」(전 2권·열림원 발행)을 완성했다. 동인문학상 수상작인 「아테네 가는 배」 등 현실에 고뇌하는 지식인의 모습을 주로 그려온 정씨가 역사 속으로 뛰어들어 펼치는 흥미진진한 작품이다.
이제마는 소설보다 더 소설적인 삶을 산 인물이었다. 왕족의 피를 받았지만 기생의 아들인 얼자로 태어났고 사상의학이라는 독창적 의학적 업적을 남긴 의인이자, 우리 민족의 전통무예인 24반 무예를 완벽하게 익힌 무인이기도 했다. 작가 정씨는 이제마의 일대기를 재구성하기 위해 그의 주저인 「동의수세보원」을 10번 이상 읽는 등 관련 역사서와 한의학 서적 등을 섭렵했다.
「태양인」은 이런 작가의 노력으로 이제마의 생애를 생생하게 되살려 놓았다. 13살에 가출한 그는 여종 4명의 치마폭에 쌓여 자란다. 사상의학이 이제마가 여종 4명의 상이한 체질을 발견한 데 착안, 주역의 음양설과 오행설을 인체에 적용해 발전시킨 이론이라는 사실도 흥미롭다. 이제마는 바로 그 자신이 근대의 격동기인 19세기 말을 온몸으로 헤쳐나간 「태양인」이었다.
『이제마가 살다 간 시대는 불과 100년도 채 되지 않았다』며 그의 사상의 현재성을 강조한 정씨는 『2년여 이제마와 씨름하다 보니 어떤 사람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그가 어느 체질의 사람인지도 알게 됐다』고 말하며 웃었다.<하종오 기자>하종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