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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장직후 224원 급락/환율변동폭 폐지 첫날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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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장직후 224원 급락/환율변동폭 폐지 첫날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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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12.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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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롱속 달러’ 처분 평소 6배/은행가 150만불 환전소문도일일 환율변동폭의 폐지로 원화환율은 일단 연말까지 「불안한 안정」이 예상된다. 딜러들은 폭락과 폭등 가능성을 모두 배제하지 않으면서도 환율이 대체로 1,300∼1,400원대에서 횡보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5일부터 시작된 환율의 반락세는 「금고속 달러」의 투매 때문이다. 경상수지 흑자에 대선을 고비로 국가부도위기 탈출의 희망이 엿보이면서 외환시장에는 「2,000원이상은 힘들 것」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됐고 여기에 개미군단(개인)들이 심지어 동전까지 내놓기 시작했다.

상승장세가 하락장세로 전환된 상황에서 환율변동폭 폐지는 폭락우려심리를 증폭, 개인들의 달러투매를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한 외환딜러는 『그동안 퇴장달러가 얼마나 많았던지를 실감하게 됐다』며 『기업 개인들이 보유한 외화는 수십억달러에 달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환은경제연구소 신금덕 박사는 『현 스케줄대로라면 환율의 추가폭등은 어렵다』며 『그러나 IMF자금이 들어오더라도 달러잉여상태가 되기는 어려운 만큼 연말까지 달러당 1,350∼1,400원대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환율변동폭 폐지 첫날인 16일 개장과 동시에 환율이 급락세를 보이자 각 은행에는 환율이 더 떨어지기 전에 장롱속에 숨겨뒀던 달러를 처분하려는 사람들이 줄을 이었다. 환전고객가운데는 2만∼3만달러를 환전하는 고객은 부지기수고 10만달러이상 고액을 환전해가는 개인들도 적지 않아 달러사재기가 생각보다 극심하고 광범위하게 이뤄졌음을 확인케 했다.

15일 모은행의 서울 서대문지점에는 타인의 눈을 의식한듯 마감시간직후 한 고객이 무려 36만달러를 들고와 이를 교환해줄 것을 요구했다. 지점측은 30만달러 이상은 환전이 불가능하다고 설득, 이 가운데 20만달러(마감환율 당시 약 3억1,000만원)만을 교환해줬다. 이 지점 관계자는 『은행권에서는 150만달러를 환전해간 고객이 있다는 소문도 파다하다』고 말했다.

달러 외에 이 은행에는 엔화 3,000만엔(한화 약 3억6,000만원)을 환전해가기도 했다. 또 인민폐환전액수도 급증하는 등 온갖 화폐를 통한 외환투기 내지는 가수요의 실상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 한 은행직원은 『당장 나라가 거덜날 지경이라 궁여지책으로 세무조사를 면제했다지만 이런 사람들 때문에 나라가 이모양 이꼴이 된 것 아니냐』고 개탄했다.

○…이날 각 은행창구는 환전손님들로 평소보다 몇배 붐비는 모습을 보였다. 상업은행 관계자는 『지점별로 환전손님이 평소보다 6배는 늘어났다』고 밝혔다.

특히 환전수수료가 50%에 달하는 동전들도 환전물량이 급증, 일손이 딸릴 지경이라고 전했다.

○…환율 변동폭이 완전 자유화된 첫날 서울외환시장에서 대미 달러당 원화환율은 개장 1분만에 전날고시된 매매기준율보다 무려 224원이 떨어진 달러당 1,400원에 첫거래가 이뤄졌다. 환율은 이어 5분만에 1,350원까지 폭락했으나 급락세에 따른 경계심리로 1,500원 가까이 오른뒤 1,400∼1,500원부근에서 등락을 거듭했다.

시중은행의 딜러는 『매입과 매도주문의 가격차가 10원대를 넘어서고 거래도 많지 않은 등 아직 확실한 안정세로 단정하기에는 이르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시중은행들은 이날 환율 변동폭 자유화로 손실폭이 커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대고객 현찰 매매 수수료율을 100∼150% 상향조정했다.

이에 따라 고객이 달러화를 사고 팔 때 적용하는 대고객 현찰매도율을 매매기준율을 기준으로 상하 3%에서 6%로 확대됐다. 또 해외 송금시 적용하는 전신환 매매 마진율과 여행자 수표 판매 수수료율은 2%에서 5%로 올랐다.<김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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