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대 대통령당선자」를 가장 빨리, 가장 정확하게 알린다. 18일 하오 5시부터 이튿날까지 철야로 진행되는 개표방송은 사운을 건 경연장이다. KBS MBC SBS 등 방송 3사는 이를 위해 각종 첨단장비와 스튜디오를 설치, 운영한다. 이들의 개표방송은 대통령후보들의 득표 경쟁만큼이나 뜨겁다.KBS의 개표방송 시스템은 PDA(Personal Digital Assistant)와 입체화면 드림스튜디오, 100여종의 컴퓨터 그래픽을 앞세운다. PDA는 컴퓨터 단말기를 전국 모든 개표소(303개)에 설치, 이를 여의도 본사의 메인 컴퓨터에 연결하는 시스템. 각 개표소의 진행속도와 거의 동시간대에 개표결과를 집계, 방송한다. 드림 스튜디오는 컴퓨터 그래픽과 3차원 영상을 자유자재로 화면에 조합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 시청자들은 여러 이미지가 화면에서 서로 엉키고, 정돈되고, 새 모습으로 바뀌는 영상을 볼 수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KBS의 화면과 중계 상황은 미주지역 한인방송 KTE, 일본 NHK 위성방송으로 동시 중계된다.
MBC는 국내 기술로 제작한 가상 스튜디오 「이미지 박스」, 실제 스튜디오인 「스페이스 21」로 승부를 건다. 이미지 박스는 KIST, 포항공대 기술진, MBC 기술개발팀이 공동으로 완성했다. 단순 그래픽으로 표현되는 가상의 공간 뿐 아니라 동영상의 데이터, 카메라로 촬영된 화면을 가상공간과 합성하는 등 다양한 볼거리를 만들어 낸다. 숫자로 표시된 데이터가 후보자의 얼굴로, 후보자의 얼굴이 우세 지역의 지도로 순식간에 모습을 바꾼다. 우주공간의 분위기를 자아내는 스페이스 21은 각종 첨단장비가 모인 스튜디오. MC는 물론 개표결과를 집계하는 요원 등 100여명이 자리잡는다.
SBS는 자체 제작한 사이버 스튜디오, 프랑스 제작의 허리케인 시스템, 이스라엘에서 도입한 라루스(Larus)시스템,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사가 개발한 소프트 이미지 등을 사용한다. 이스라엘 항공군수품 제조업체 RT―SET사가 제작한 라루스 시스템은 백두산 정상이나 우주공간에서 방송을 진행하는 듯한 완벽한 이미지 합성을 만들어낸다. 진행자는 배경이 없는 공간에서 카메라를 바라보지만 시청자는 화면에서 각종 비디오와 이미지, 자료를 함께 볼 수 있다.<권오현 기자>권오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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