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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7.12.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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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년 국제통화기금(IMF) 등의 구제금융을 받은 멕시코와 한국은 유사한 점이 많다. 우선 양국의 외채규모가 비슷하다. 경제위기로부터 한숨을 돌렸다는 멕시코의 외채총액이 96년말을 기준할 때 1천6백80억달러나 되고 한국도 기존의 1천1백억달러에다 IMF등의 구제금융까지 합치면 묘하게도 멕시코와 같아진다. ◆양국은 선진국 사교클럽이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직후 경제적 위기를 맞았다는 점도 유사하다. 94년 3월 가입한 멕시코는 그해 연말에 외환위기를 맞았는가 하면 한국은 가입 1년만에 국가부도사태에 직면하게 됐다.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뜨린 탓일까. ◆정치사정도 유사한 점이 너무 많다. 양국은 대통령중심제다. 멕시코 대통령임기는 6년단임이고 한국은 5년단임이다. 위기의 시발이 정치적 불안 때문이라는 점도 똑같다. 한쪽은 집권당의 대선후보 등이 의문의 암살로, 다른쪽은 한보 등 정경유착비리로 리더십이 붕괴되면서 혼란이 증폭됐다. ◆다른 점이 있다면 멕시코사태땐 미국이 자신의 문제처럼 해결사로 나선데 반해 한국위기엔 IMF배후에서 조종자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3천2백㎞ 국경을 맞댄 멕시코가 미국의 역내국가라면 태평양을 사이에 둔 한국은 「우방 가운데 한나라」에 불과할 뿐이다. ◆경제난속에 치러지는 선거치고 여당이 이로울 게 없다. 지난 7월 멕시코중간선거는 여당(PRI)의 참패로 끝났다. 여소야대 현상이 생긴 것이다. IMF체제하에 치러지는 우리 대선결과는 어떠할까. 세계의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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